소량 다품종산업에 찰떡궁합…생산성도 2배 향상

▲ 기현 코스메틱

- 화장품 유통 물류시스템 변화와 기현코스메틱의 사례 -

화장품 유통환경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선진 물류 개념을 도입한 유통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속적인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서 제조업체 뿐 아니라 화장품 관련 유통업체들 역시 종합적 물류시스템의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리점 거래․직거래 등의 다양한 화장품 유통구조에서 적기적량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물류조직과 인원 전문화를 위한 최적의 물류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보다 먼저 시작하는 계획성, 장기간을 바라보는 안목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선진 물류 시스템을 도입한 기현코스메틱의 사례를 통해 향후 화장품 유통의 변화 가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 매스마켓 유통 노하우로 출발 -

기현코스메틱(대표 문기광)은 지난 1991년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전문점(립스틱)을 시작해 4호점까지 확장해오다 1993년 11월 국내 최초의 대형할인점 이마트 창동점에 입점하면서 이른바 매스마켓 화장품 유통에 뛰어들었다.

일산 이마트 2호점 입점을 계기로 1995년 4월 법인 회사로 새롭게 출발했으며 이마트를 비롯해 지방의 코렉스마트, 동방마트, 여수 송원백화점으로 판매망을 늘려왔다. 그러다가 IMF를 계기로 지방 매장사업을 철수하고 현재 이마트의 수도권 매장 10곳에 입점해 사업을 운영중이다.

연간 매출액은 99년도 83억원, 2000년도 97억원, 2001년도 1백13억원으로 약 3천여종의 품목을 연간 1백20만개에 이르는 화장품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 토털 로지스틱스 개념 도입 -

기존의 물류 운영시스템은 판매-재고관리시스템으로 이미 전문점 시절부터 도입됐지만 윈도우 이전의 운영체제인 유닉스 서버의 텍스트 환경인 탓에 작업시 제품코드를 아는 몇몇 사람만이 운영할 수 있었다. 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다시 가공해 현장에 적용하는 데에는 여러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지만 일종의 아날로그식 방법이 갖는 한계가 분명했기 때문에 데이터 가공을 거쳐 발행된 작업 지시서나 매장에서 팩스로 전송된 주문서를 들고 제품이 있는 선반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취사선택해야 했다. 이 당시에는 매입책임자가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제품창고의 관리까지 도맡아야 했다.

현재 기현코스메틱의 물류센터는 기존 창고개념에서 보다 진일보한 물류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토털 로지스틱스의 구축을 위해 이미 몇 년 전부터 투자를 시작했으며 물류시스템을 준비하는 동안 경험했던 시행착오가 담겨있다.

지난 6월 회사 이전을 계기로 새롭게 도입된 물류시스템은 윈도우 서버의 그래픽 환경으로 구축됐다. 제품 코드를 몰라도 검색 조회기능을 통해 모든 사용자의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웹을 통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래처에서 매장까지 연계한 전사 차원의 매입-판매-물류 통합시스템으로 새롭게 구축된 것. 이에 따라 시스템 운영은 관리팀이 맡고 물류센터는 물류책임자가 맡아 업무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

업무 효율성의 기본은 DPS(Digital Picking System)로부터 비롯된다. 기현의 DPS는 매장의 판매 데이터를 웹으로 받아 곧바로 시스템에 올리면 매장의 필요한 제품을 자동으로 산출해 해당선반에 수량이 표시된다. 바코드를 이용하는 매스마켓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매장으로자동 재고분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입고 검품을 위한 바코드 스캐닝, 창고 내 상품 위치를 안내하는 로케이션 기능 등 핵심기능들이 보강되면서 작업 공정상의 오류를 최소화하고 기존 작업 환경을 크게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물류혁신 활동과 DPS 도입후 성과 -

기현코스메틱은 매스마켓에 처음 진출했지만 코렉스마트 등 지방매장을 철수하고 안정된 내실경영을 추구하다보니 후발업체보다 입점 매장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성장이 뒤처질 수밖에없었다고 한다.

남보다 먼저 판매-재고 관리시스템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창고에는 부진제품과 반품대상 제품들이 가득 차 있었던 것. 여기에 들쑥날쑥한 제품입고와 긴급출고로 인해 계획성 없는 연장근로가 빈번해졌고 직원들의 불만도 높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00년 화장품 물류경험을 지닌 임원이 새롭게 영입되고 정리․정돈․청소․청결․습관화라는 5S 운동을 시작했으며 그 해 6월 사원워크숍을 통해 재고와 결품감소활동이 단계적으로 진행됐다.

기현코스메틱의 물류혁신은 이처럼 5S와 로지스틱스를 기본 철학으로 삼아 장기간에 걸쳐 추진한 경영혁신의 결과다. 성과는 바로 나타났다. 2000년 개선 전 월평균 재고회전일수가 45일에서 지난해 개선 후 40일로 감축됐으며 올해 목표는 34일이다. 또 안전재고(보통 7일분이 기본) 미만인 상황을 결품으로 간주했을 때 결품률은 개선 전 26%였던 것을 지난해 19%로 줄였으며 올해는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성 측면에서도 인시당(한사람이 한시간에 처리하는 물량을 말함) 1백68개의 제품을 처리하던 것에서 3백35개를 처리함으로써 생산성이 2배 이상 올랐다. 이는 월 1억원 매출규모의 18개 매장이 물류인력 3~4명을 투입해 주 2회 제품입고에서 출고까지 전과정을 대응하면서 하루 6시간 이내에 처리할 수 있음을 말한다.

기현코스메틱은 매장간 배송체계의 시간단축 활동으로 인해 내년 초부터는 현재 인원으로 주 5일 근무에 따른 주 40시간의 변형근로도 가능하다고 본다.

- 향후 추진계획 -

기현물류센터는 현재 선반에 약 3천여종의 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물류센터에서 운영능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조만간 약 3배 규모인 1만 여종의 제품을 소화할 수 있는 물류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미 경기도 하남에 부지선정을 마친 상태이며 화장품과 같은 다품종 소량 제품의 전국 물류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기현만의 보관물류 서비스와 배송 시스템으로 제 3자 물류 또는 공동물류를 제휴해 새로운 형태의 직영 또는 협력 매장과 연계하는 방법도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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