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리마드 퍼퓸 스튜디오 정미순 원장

“향처럼 강한 메신져는 없습니다.”

10년 전 국내에 처음으로 아로마 테라피를 들여오고, 한국 최초로 퍼퓸 스튜디오를 오픈한 정미순 원장(사진)의 말이다.

정미순 원장은 학창시절 에스티로더의 전기를 접하면서 향수에 대한 동경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화학과를 졸업하고 처음엔 건축 관련 기업에서 일하게 되었지만 우연찮게 한 달간 프랑스 연수를 가게 되면서 향수 업체를 찾아 다니게 되었다고. 이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동경의 미야 조향스쿨에서 3년 동안 수학하고, 프랑스 갈리마드사의 국내 라이센스를 얻어 퍼퓸 스튜디오를 열게 되었다.

그녀는 "국내 향수시장이 아직은 미비합니다. 산업 자체가 아직은 낙후되어있고, 향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인력도 부족합니다."라고 말하며 국내에 조향을 배울 수 있는 전문기관이 부족해 외국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됐던 자신의 상황이 국내에 퍼퓸 스튜디오를 열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정미순 원장이 3년 전 오픈한 갈리마드 퍼퓸 스튜디오는 250년 전통의 프랑스 향수 전문 회사인 갈리마드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모든 시스템을 제공받아 운영하는 곳으로 조향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퍼퓸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조향사의 범위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향수를 만드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제품에 향을 더하는 부향사와 향료를 만드는 사람, 향기를 판매하는 것까지 모두를 아우른다고 정의한다. 덧붙여 현재까지 갈리마드에서 배출해 낸 학생은 130여명이며 화장품 회사나 연구소, 교육 강사, 일반 샵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로 진출했을 뿐 아니라 기업체나 브랜드 향수 관련 이벤트와 향수 컨설팅을 진행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보통 일대일 강의를 하기 때문에 많은 수의 인력을 배출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전문성이 높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문과정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갈리마드는 국내 최초의 맞춤향수를 기획하고 제작해주는 전문업체이기도 하다. 자신의 취향과 체형에 맞게 옷을 맞춰입었듯 이 곳에서는 향수도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맞출 수 있다. 물론 전문 조향사가 직접 컨설팅해주고 제작해준다. 뿐만 아니라 개인이 직접 127가지의 향료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향수를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에스쁘아와 엘리자베스 아덴, 지방시 향수 등이 갈리마드의 이러한 조향 클래스를 프로모션의 한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했었다.

향수 전문 브랜드들 뿐 아니라 향은 여러 분야에서 전방위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정미순 원장의 설명이다. 뮤지컬 루나틱과 공동 프로모션으로 루나틱 향수를 제작해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현대 백화점, 렉서스 자동차 등이 회사 이벤트에 향 이벤트를 열어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향처럼 단시간에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향은 강한 메신져입니다."라고 전하는 그녀는 향기는 무형의 것이지만 가장 강력한 소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오산대학교 향장 미용과 교수로 강단에 서기도 하는 그녀는 조향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관심과 인내심과 열정이라고 말한다. 수백가지의 향을 분별하고 감별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관심과 인내심이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덧붙이기를 "후각은 체력과 맞물려 있습니다. 체력이 떨어지면 후각도 둔감해지게 됩니다. 가령 조향사가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해보세요. 아무 향도 맡을 수가 없습니다. 두통이 있어도 마찬가지고요. 그렇기 때문에 체력관리는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라고 말하며 체력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녀는 전문 인력 배출 뿐 아니라 향수 컨설팅, 향수 이벤트, 더 나아가 국내 조향사 자격증에 관한 인프라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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