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팀 내방, 자료요구 빈번한 곳 큰 피해 예상

지난달 화장품업계에 몰아친 세무조사 폭풍이 약 한달 가량 진행되면서 업체간 조사정도의 편중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추석연휴가 끝나자마자 지난 월요일부터 다시 조사팀이 들이닥치거나 자료 요청이 쇄도하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지난달 22일 일제 방문 후에는 단 한번도 화장품사를 찾지 않은 경우도 있어 조사결과에 따른 처벌의 강약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업체들에 따르면 서울화장품의 경우 회사측에 필요한 자료를 요구하는 정도의 조사가 아니라 눈에 띄는 모든 문서들을 압수하는 것은 물론 컴퓨터에 담긴 자질구레한 문서까지 디스켓에다 몽땅 카피해 가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웰코스는 추석연휴 다음날부터 인천공장에 세무조사팀이 다녀가는 등 조사 강도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쿠지의 경우 회사측은 세무조사 내용을 함구하고 있지만 관련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초 조사일에는 반나절 동안 조사팀이 다녀가는 정도로 시작됐으나 최근 잦은 연락과 함께 각종 거래 입증자료를 요구해 옴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심각한 피해를 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네슈라화장품은 최초 조사일 이후로는 한번도 조사팀의 방문이 없었으며 빠르면 내주 정도에 대략적인 벌금액수나 조치사항 등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또 일진코스메틱의 경우 회계 담당자는 “최초 1회 조사팀이 방문한 후부터는 2~3회 필요한 자료의 송부 요청만 있었을 뿐이어서 오히려 회사측에서 세무서의 동정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하고 “당초 예상보다 가벼운 처벌이 내려질 것 같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이번 세무조사 대상업체 중 매출이 가장 높은 편인 소망의 경우 조사 초기에는 세무서의 방문이 빈번했으나 추석을 전후해서는 거의 연락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지난 97년 부가세특별조사를 받은 후부터 모든 매출을 빠짐없이 자료화시켜 왔으며 이번 세무조사에는 화장품 매출 뿐만 아니라 원부자재, 부동산 매출자료까지 몽땅 제출하는 등 재정을 투명하게 드러낸 결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렇게 세무조사의 강도에 편차가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과 관련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무조사를 실시하기 전에 국세청 내부적으로 일정수준의 조사과정을 거쳐 조사 강도를 미리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며 따라서 조사시일이 길어지거나 세무서 내방, 자료요구가 심한 업체의 경우 평소 세무조사 때의 벌금을 훨씬 웃도는 거액이 추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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