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관리 시급 vs 불가능한 일 포기

▲ 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다변화된 화장품 유통시장에서 과연 인위적인 브랜드별 경로차별화가 필요할까?

본격적인 가을 성수기를 맞아 특히 전문점용 제품의 경로차별화를 보다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과 본사 차원에서의 인위적인 경로차별화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점시장을 주력으로 하는 LG생활건강, 엔프라니, 쿠지인터내셔날, 소망화장품, 이넬화장품 등의 제조업체는 시판 제품의 타유통으로의 제품유출 차단, 철저한 관리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반면 연간 매출액 2백억원 미만의 대다수 중소 화장품 메이커는 위축된 시장상황을 이유로 경로차별화 의지가 한풀 꺾인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이번 가을 성수기를 위축된 전문점시장의 반전과 활성화의 계기로 삼으려는 화장품업체들의 발빠른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그 동안 경로차별화에 남다른 의지를 보여준 업체들의 경우 대리점이나 도매상에서 쇼핑몰로의 제품유출을 막고 가격질서를 바로 잡는 데 사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 업체의 한 영업 관계자는 "시장위축을 이유로 대리점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본사가 쇼핑몰로의 제품공급을 통한 대리점의 매출 맞추기를 관망하기 보다는 대리점의 경영활성화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라며 "특히 쇼핑몰의 영향으로 전문점시장에서 무모한 난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제조업체가 전문점시장 활성화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경로차별화를 보다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타유통으로의 제품유출을 막는 데 힘을 쏟아온 일부 업체들의 경우 대리점과 전문점의 실질적인 이익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를 토대로 시장에서의 정상가격 유지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가 가능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여러 차례 본사 차원에서 시도한 경로차별화가 결국 실패를 거듭하면서 자칫 본사와 대리점, 그리고 대리점과 거래전문점 간 불신의 골만 깊게 만들고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판을 고집하고 있는 한 업체의 경우 지난해만 해도 제품유출 시 해당대리점에 대한 제재조치까지 내세우면서 강력한 경로차별화의지를 보여줬지만 올해는 상황이 돌변했다. 쇼핑몰로의 제품유출 건을 특정 소수 대리점만의 문제로 보기에는 사태가 이미 확산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업체의 마케팅 고위 관계자는 "매출에 특히 민감한 중소업체의 경우 장기적인 시각으로 대리점정책을 세우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 뒤 "올해들어 인위적인 경로차별화보다는 유출물량 조절과 10%선으로 가격할인폭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았지만 최근들어 이것마저도 힘든 상황으로 경로차별화 강력 추진 여부는 많은 중소업체 마케팅 담당자들의 가장 큰 고민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자사 브랜드 매출의 상당부분을 쇼핑몰상에서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현재 시점에서 경로차별화가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도 회복과 회사 실 영업이익 확대에 기여할 것이란 입장과 더 이상의 인위적인 유통시장 나누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의 차이는 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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