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은주 차앤박화장품 팀장, 프로슈머 마케팅, 활성화되고 치열해 질 것

“아직 뷰티 블로거의 역량이 프로슈머 수준에 미치지는 못한다. 하지만, 앞으로 화장품 분야에서 프로슈머 마케팅이 더욱 활성화되고, 또 치열해 질 것이다.”


차앤박화장품 도은주 마케팅 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확신에 찬 듯 강한 어조로 업계의 마케팅 동향을 이같이 전망했다.


▲차앤박화장품 도은주 마케팅 팀장은 화장품 업계에서는 다소 이례적인 IT업계 출신이다. 그는 IT분야에서 발달한 온라인 마케팅 기법을 차앤박화장품에 도입하고 있다.  © 데일리코스메틱
차앤박화장품의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마케팅을 총괄하는 도 팀장은 화장품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IT 분야에 몸담았던 경력을 갖고 있다. 모바일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인 세티즌에서 LG전자 등 유수 모바일 제조사와 협력해 프로슈머 마케팅을 진행한 경험이 그것이다.


그는 IT 업계에서 쌓은 경험을 차앤박화장품의 마케팅에 접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위젯 마케팅과 ‘댄디슈머’ 운영이 그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자사몰을 활용함과 아울러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 차앤박 카페를 개설∙운영하고 있다.


도 팀장은 “모바일 블로거의 역량이 ‘일당백’이라면, 화장품 블로거의 역량은 ‘일당3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프로슈머로서 화장품의 개발에 참여할 정도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업계에서 뷰티블로거에 주목하고 있고, 새로운 미디어 채널이 계속 등장하는 등 온라인 환경도 급변하고 있어 프로슈머를 이용한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며 “프로슈머로서의 파워블로거 개념을 화장품 분야에 확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에서 벌어지는 프로슈머 마케팅 수준을 어떻게 보고 있나?


“아직 초창기 단계이다. 원래 프로슈머의 개념은 개발에 소비자가 참여하는 것인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뷰티블로거는 IT 업계만큼 파급력이 강하지는 않다. LG전자에서 운영하는 휴대폰 블로거들은 프로슈머의 개념에 도달해 있다. 프로슈머가 제시한 기능 중에는 아직 구현되지 않은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많다. 하지만, 화장품은 성분상의 문제와 각 회사가 지향하는 바가 모두 달라, 프로슈머가 직접 화장품 제조 및 개발에 개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IT는 애초에 온라인을 기반으로 발달했지만, 화장품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산된 형태라는 점도 그렇다. 새로운 매체도 쏟아지는 요즘 환경에서 마케팅의 성패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 달렸다.”


-새로 개발되는 매체를 이용한 마케팅을 시도한 적이 있다면? 


“얼마 전에는 위젯마케팅을 시도했다. 블랙헤드 망치게임을 만들어 블로그에 스크랩을 하고 위젯을 단 뒤 블로그 URL을 댓글로 다는 이벤트였다. 얼마 전 업체에서 위젯을 이용한 마케팅은 화장품 업계에서는 최초였다. 이런 새로운 마케팅 유형을 찾는 작업이 계속해야 한다. 올해가 차앤박 10주년인데 잘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의 접점 발견을 위해 차앤박화장품은 어떤 노력을 했나?
“우리는 자사몰을 갖고 있다는 측면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할 수 있는다는 장점이 잇다. 온라인은 누구와도 쉽게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라 소비자와 소통하고 접점 만들기가 쉽다. 올해 우리의 목표가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네이버와 다음에 카페를 개설해서 Q&A와 제품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듣고 개발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프로슈머 선발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운영했던 ‘댄디슈머’는 남성을 뷰티 프로슈머로 끌어들이고자 한 노력이었다. 앞으로는 ‘액티브 유저’ 선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액티브 유저는 매주 최소 하나 이상의 독자적인 컨텐츠를 생산하는 블로거로 정의하고자 한다. 제품 후기나 미션에 맞게 움직이는 선을 넘어 개발의견 제기까지 이르면 진짜 프로슈머가 나오는 것이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여성 유저들의 역할이 큰데, 댄디슈머에서 남성에 주목한 까닭은?


“남성을 끌어들여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최근 ‘그루밍’ ‘골드미스터’란 신조어에서 보듯 남성도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시대이다. 사회적으로 싱글남 독신남이 많아지는 경향도 반영하고 싶었다. 특히, 블로그 활용은 남성이 훨씬 활발하다. 가벼운 일상에 대한 얘기가 아닌 상세하고 전문적인 담론에는 남성이 강하다. 또 남성은 여자보다 브랜드 관여도가 높아 차앤박의 새로운 충성고객으로 만들자는 목적도 있었다.”


-뷰티블로거로부터 개발에 활용될 만한 고급 정보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사실 화장품 분야에서는 큰 기대는 어렵다. 뷰티 블로거를 활용하기 위한 첫 목적은 홍보 마케팅을 위한 것이다. 신제품을 사용하는 데 우선권을 주고 제품의 장점이 그들의 블로깅을 통해 확산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얼리어답터’로서의 역할이 크다. 그 다음이 제품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다. ‘프로슈머’로 발전하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재출시된 브라이트 수딩 토너. © 차앤박화장품 
-차앤박에도 프로슈머의 의견이 반영된 화장품이 있다고 들었다.


“브라이트 수딩 토너가 있다. 잠시 단종됐다가 지난해 6월에 재출시된 아이템이다. 당시 시술 후에 사용하면 진정효과가 있어 다시 출시됐으면 좋겠다는 소비자의 요청이 많았다. 분사력을 강화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전의 ‘브라이트닝 수딩 토너’란 이름이 너무 길고 발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와 품명도 바꾸었다. 제시된 의견을 보완해 재출시한 지금은 이전보다 15~20% 정도 매출이 뛰었다.”


-화장품 프로슈머 개념이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소비자 지향적인 제품이 나오도록 좋은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 모두가 프로슈머는 아니다. 개인마다 성향이 다르고, 적극적인 분도 있다. 본인이 프로슈머가 됐다면 대표성을 뛰었으면 좋겠다. 개인만의 생각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전반적인 상황도 습득하고 있어야 한다. 프로슈머도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아이템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다른 업계에선 좋은 의견을 낸 프로슈머들은 입사의 특전을 제시하기도 한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이들을 독려하기 위해 좋은 의견에 상금이나 관심을 끌만한 경품을 거는 것도 좋겠지만, 환경이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앞으로 업계 프로슈머가 더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