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여행용 세트 증정…하루 포장쓰레기 배출 2만톤 보탤라

 

▲ 휴가철 간편한 여행용 키트를 애용하면 쓰레기 배출에 일조한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휴가철을 맞아 브랜드는 여행용 세트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기초제품과 세안제, 바디샤워와 샴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용량과 크기가 작아 여행 짐을 간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여행용 세트가 환경을 오염하는 쓰레기 양산의 주범이 되고 있다.

최근 여러 화장품 브랜드는 아예 여행용 세트를 선물로 나눠주며 소비자를 유혹한다. 6월부터 비디비치, 비쉬, 로라메르시에, 몰튼브라운, 랩시리즈 등 브랜드 형태를 가리지 않는다. 대부분 일정 금액 이상 구입한 소비자에게 주는 선물이다. 

소비자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김 모씨(56‧간호사)는 “예전엔 공병에 담거나 샘플을 모아 가져갔는데 요샌 필요한 것만 모은 세트가 있어 좋다”고 말했다. 박 모씨(25‧직장인)도 “혹시 세면도구 챙기는 걸 잊더라도 가게에서 여행용 세트를 쉽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소비자의 편리성은 그러나 쓰레기 더미를 만드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여행용 세트 제품을 양산하는 화장품 브랜드의 자성이 절실하다. 여행용 세트 제품은 모두 소용량 플라스틱 병이나 비닐 포장에 담겨 있다. 소포장 캡슐 용기에 들어 있는 경우도 있다.

한번 쓰고 버리는 용도이기 때문에 포장재와 공병은 고스란히 버려진다. 여행지에서 돌아와도 쓰지 않고 대개 처박아두기 때문에 내용물이 변질될 우려도 있다. 체험용 화장품 용기는 정품 용기에 비해 변질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해 9월 수도권 소비자 500여명 대상으로 화장품 포장에 대해 조사한 결과, 88%의 소비자가 쓰레기 때문에 환경오염이 유발된다고 답했다. 25%의 소비자는 쓰레기 발생으로 처리가 어려움을 호소했다.  

실제로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매일 평균 2만 톤의 포장 쓰레기가 나온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로 일회용품의 배출을 관리한다. 플라스틱 등 재활용을 1%만 높여도 연간 633억원이 절약되기 때문이다. 

다른 업계는 일회용품을 줄이는 추세다. 지난 5월 패스트푸드점 5개사와 커피전문점 11개사는 환경부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자발적 협약식’을 맺었다. 2003년과 2009년에 이어 세 차례나 협약 내용을 바꿔가며 열심이다. 자원순환사회연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LG생활건강, CJ라이온, 애경 등 생활용품 업체는 환경부와 ‘자원순환형 포장 실천 협약’을 체결해 자원절약을 약속했다. 이마트, 홈플러스도 동참했다.  

환경부는 소비자의 관심과 지지만이 쓰레기 처리 추가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호소했지만 정작 업계가 바뀌지 않았다. 화장품 업계는 텀블러, 손수건 등 사은품을 제공하며 쓰레기 배출을 줄이도록 소비자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간편함’을 내세워 소비자를 현혹해 소포장 쓰레기를 양산하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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