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개 브랜드 매각에도 주가 폭락하는 등 경영난 지속돼... '작은 덩치'로 시장에 유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 나와

[데일리코스메틱=한승아 기자]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피앤지(P&G·프록터앤드갬블)가 경영난 타개를 위해 '분사(分社)'라는 카드를 꺼내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美 금융전문지 배런스(Barron's)는 이달 21일(현지시간 기준) 최근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피앤지가 분사를 검토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올해 7월 시행한 대규모 브랜드 매각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진단에서다.

피앤지는 지난해부터 '선택과 집중'을 모토로, 매출이 저조한 100여개 브랜드에 대해 정리 수순을 밟아왔다. 올해 7월에는 코티(COTY)에 40여개 브랜드를 매각하며 한화 약 14조원이란 거대 자금도 확보했다. 그러나 상황은 반전되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들어 주가가 17% 가까이 폭락하기는 등 악재는 계속됐다.

▲ 배런이 피앤지가 최근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분사(分社)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매출 전망 역시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피앤지의 이윤이 7% 가까이 하락할 것이라 보고있다. 중국 위안화 절화 등 국제 정세 변화로, 외화환산 손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피앤지는 전체이윤 중 40%를 북미 지역에서, 나머지 60%를 해외로부터 벌어들이고 있다.

이에 피앤지가 덩치를 줄여 시장에 좀 더 유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작고 세분화된 기업 규모로 경쟁사에 재빨리 대응, 수익을 빠르게 상승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피앤지의 경쟁사들은 작은 덩치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변화하는 마켓과 로컬 수요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

또한 분사(分社)는 주주들에게 투자를 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기업 분사를 통해 성장 가능성 있는 소규모 회사가 생겨나면 새로운 투자 기회 역시 늘어난다. 배런스(Barron's) 는 만약 피앤지 분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주당 90달러로 주가가 상승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는 최근 주가인 75달러보다 약 15달러 높은 수치다.

배런은 피앤지가 ▲뷰티(팬틴,올레이 SK2) ▲헬스케어&그루밍(질레트 면도기, 크레스트 치약) ▲홈케어&패밀리케어(타이드 세제, 팸퍼스 기저귀), 총 3개의 회사로 분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피앤지는 ▲뷰티 ▲헤어 ▲퍼스널케어(그루밍,헬스, 패브릭) ▲홈케어(유아용품, 여성용품) ▲패밀리케어 총 다섯가지로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다. 이에대해 샌포드 C.번스테인의 Ali Dibadj 애널리스트는 "세 개로 분할된 그룹이 각자 소비자 구매 패턴과 성장궤도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피앤지는 이와 관련 배런과의 공식 인터뷰를 거절했다. 대신 피앤지 대변인은 배런에 이메일을 통해 "당사는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최근의 전략(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10개 카테고리를 기반으로한 브랜드 구성)으로 이윤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피앤지는 가능한 범위 내에 있는 큰 기회에 계속해서 집중하고 있으며, 그룹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였던 브랜드 매각 역시 진행중이다. 이러한 대변혁 전략이 궁극적인 성장 전략"이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그러나 경영진은 분사에 대한 가능성을 원천배제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앤지 최고재무책임자(CFO) Jon Moeller는 지난주 투자자들에게 “우리는 수익을 내기 위한 그 어떤 옵션이라면 검토하는 것을 기피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분사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최고의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는 것은 주주들에게 있어 이해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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