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지적재산권 분쟁...정당한 로열티 지불 판례 확립

단념할 수 밖에 어찌할 도리가 없다. 2015년도 스쳐지나가고 있다. 화장품산업에도 많은 우여곡절이 발생했다. 지난 1년동안의 사회적인 이슈 7개와 화장품 트랜드 이슈 7개 등 총 14개의 이슈를 정리한다. -편집자주-  

[데일리코스메틱=박일우 기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극적 합의로 막을 내린 에어쿠션 특허분쟁의 2라운드가 물밑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통상실시권을 허여 받기 위한 '정당한 대가' 협상이 2라운드 초점이다.

지난 11월 생각지 못한 발표가 나왔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에어쿠션 분쟁을 양사 합의로 마무리했다는 것.

양사는 아모레퍼시픽 쿠션 특허와 LG생활건강 치아미백패치 특허를 교류하는 '통상실시권 허여' 계약을 통해 쿠션분쟁을 모두 일단락했다고 밝혔다.

2012년 9월부터 3년 넘게 국내외 이목을 집중시키며 소송과 맞소송을 불사하면서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던 쿠션분쟁을 기대치 않은 전격합의로 단숨에 종식시킨 것이다.

국내 화장품 역사상 최초의 지적재산권 분쟁이자, 우리나라 기업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해 세계 화장품 시장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낸 메가히트 제품 관련 특허분쟁은 이렇게 극적 반전으로 막을 내렸다.

 

# 아모레퍼시픽, 정당한 대가 내면 쿠션특허 사용 허락...대가 찾기 분주

이 극적 합의에 따라 국내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쿠션특허 관련 '경고'를 받은 업체들의 물밑 정보전은 치열할 정도였다.

아모레퍼시픽이 LG생활건강과 계약한 통상실시권 허여와 관련 '정당한 대가'를 치르기만 하면 타 기업과도 할 수 있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특허에 발목잡혀 쿠션에 접근하지 못했던 기업들은 LG생활건강의 치아미백특허 같은 정당한 대가 찾기에 골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정당한 대가라는 게 애매해 업체들은 골머리를 싸맸다.

LG생활건강이 쿠션 특허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치아미백특허의 힘이 아니기 때문이다. 3년 넘게 이어온 소송전과 최근 악화되는 업계 여론이 아모레퍼시픽의 '통큰' 결정을 이끌어 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즉 아모레퍼시픽의 부담감이 LG생활건강을 필두로 한 통상실시권 허여라는 묘수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올초부터 불거진 랑콤, 디올 등 해외기업에 대해 아모레퍼시픽이 국내기업과 상반된 대응을 국내기업들의 불만이 높아졌던 것도 간과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 아모레퍼시픽이 창조하고 여러 기업 발전시킨 쿠션 신제품 봇물 기대

아무튼 정당한 대가를 내면 쿠션특허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업계로선 매우 긍정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정당한 대가를 산정하는 것인데, 쿠션특허를 원하는 업체나 대가를 받고 사용권을 허락해야 하는 아모레퍼시픽 역시 대가 산정이 애매한 부분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시쳇말로 아쉬울 것이 없는 국내 1위 기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웬만한 업체는 쿠션특허에 맞먹는 대가를 갖고 있기도 찾아 내기도 어렵다.

아모레퍼시픽 측도 너무 높은 대가를 받는 것도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아무거나 받고 특허 사용권을 내줄 수도 없는 입장이라 애매하긴 마찬가지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정당한 대가는 가장 무난하면서도 잡음이 적은 '로열티'로 일원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LG생활건강과 특허 교류 계약이 상징성에다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면, 이후 타 업체와 통상실시권 허여는 업체별 상황에 알맞게 로열티를 받는 선에서 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몇몇 업체들이 아모레퍼시픽과 쿠션특허 사용권을 얻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며, 정당한 대가로는 로열티 지불이 논의되고 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이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쿠션특허 개방을 사실상 추진하는만큼, 2016년부터 보다 본격적인 쿠션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특히 특허가 개방된 만큼 더욱 다양하고 특색있는 신제품 출시가 예상된다.

3년 넘게 수많은 구설과 대립을 양산해온 쿠션특허 분쟁시대가 극적으로 막을 내리면서 새로운 쿠션제품의 시대로의 전환기를 맞은 셈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외를 떠들썩하게 만들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쿠션특허는, 아모레퍼시픽이 '창조'하고 국내 여러 기업들이 '발전'시킨 초유의 특허기술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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