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를 수출 교두보로 생각하는 정부와 엇박자 "아시아 집중 개발한 뒤 검토"

[뷰티경제=이동우 기자] 정부가 멕시코를 중남미 수출의 교두보로 생각하며 고삐를 당기고 있지만 정작 국내 주요 화장품업계에서는 중남미 시장을 시기상조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5일까지 5박6일 동안 미국과 멕시코를 순방하면서 경제외교를 수행하고 있다. 오늘 정부는 멕시코시티에서 ‘한국 멕시코 비즈니스 파트너십’ 행사를 개최, 앞장서 한국 기업의 중남미 수출 활로 개척에 나선다. 특히 중소기업 화장품 브랜드들의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화장품사의 중남미 진출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정부와 주요 화장품 업체 간의 행보는 달랐다. 국내 주요 화장품 업계는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시장에 대해서는 아직 크게 관심이 없는 눈치다.

아모레퍼시픽(090430, 회장 서경배)은 3월 현재 중남미 시장에 진출한 자사 화장품 브랜드가 아직 없다고 전했다. 여전히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유럽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과 아세안 시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중남미 시장도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어 연구와 현지 조사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아직 진출 시기라든지 구체적으로 말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051900, 대표 차석용) 더페이스샵도 아직 중남미 시장 진출 계획은 이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여전히 소비력 강한 중국과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에 집중 개발하고 있다. 중남미는 그 이후로 바라보고 있다”며 “현재 코스타리카 4개 매장이 중남미 시장의 전부”라고 전했다.

잇츠스킨(226320, 사장 유근직) 또한 중국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팽이크림’ 중국 위생허가 등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인기로 중남미를 포함한 기타 지역에 대해 눈 돌릴 겨를이 없다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처리퍼블릭(대표이사 정운호)은 서면으로 “미국과 중국·일본을 비롯, 대만·홍콩·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총 해외 13개국에 120개 단독 매장을 운영중”이라고 밝혀 현재 중남미 국가 진출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주요 화장품 업계는 정부가 멕시코를 통한 중남미 시장에 적극 진출하려는 움직임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는 여전히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미국·유럽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 중에서는 토니모리(214420, 회장 배해동)와 미샤(대표이사 서영필)가 멕시코 시장에 진출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10월 멕시코시티에 단독 매장을 오픈했고, 미샤는 멕시코에서 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멕시코시티에 1호점을 오픈했지만 이제 막 개점한 상태여서 매출 현황 등 구체적인 데이터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추이를 더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샤 홍보팀 김홍태 과장은 중남미 시장보다 베트남과 싱가폴·대만 등에 더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그들은 한국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 "이러한 호감도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이 더 수월한 것이 사실"이라며 중남미 시장 진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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