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경제=강예슬 기자]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이 자사 대표 상품인 존슨즈 베이비파우더의 탈크 성분으로 인해 난소암에 걸렸다는 한 미국 여성의 고소로 최근 5500만 달러(약 645억원) 배상 선고를 받았다. 회사는 지난 2월에도 같은 이유로 고소를 당해 7200만 달러(약 844억원) 배상 선고를 받은 바 있어 존슨앤존슨의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존슨앤존슨은 탈크 성분의 안정성에 대한 글을 자사 홈페이지 메인에 올려 소비자들을 안정시키고자 하고 있다. 회사는 “탈크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받은 물질이고, (자사는) 석면이 포함되지 않은 가장 질 좋고 정제된 탈크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최근의 여러 연구를 봐도 탈크와 난소암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회사의 안전하다는 의견과는 달리 잇따른 패소와 탈크 물질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가 엇갈림으로써 소비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소비자는 “(자신도) 현재 문제 없이 사용하고 있고, 회사가 말하는 탈크의 안전성 및 관련 연구에 대해서도 이해하겠으나 그러면 왜 계속 패소를 하고 있느냐”며 패소 사실에 대한 의문을 나타냈다.

하지만 또 다른 소비자는 존슨앤존슨 홈페이지에 “나도 지난 수십년간 존슨즈 베이비 파우더를 사용해왔으며 매일 사용하고 있으나 건강하다”며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개인적인 문제”라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와 비슷하게 “난소암은 여성들에게 꽤나 흔한 질병이다. 폐암에 걸리는 요인이 오직 흡연인 것만은 아니듯, 이 제품을 사용했다고 해서 난소암이 걸렸다는 것은 억지 같다”와 같은 의견을 내놓은 소비자도 있었다.

기타 다른 의견으로는 “베이비 파우더를 몸의 다른 부위에도 사용하는데 왜 거기에는 암이 걸리지 않는 것이냐”, 혹은 “그렇다면 회사에서 추천하는 올바른 사용법이 있느냐”와 같은 의견도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다수 현지 보도에 따르면, 존슨즈 파우더의 탈크 성분으로 인해 난소암을 얻게 되었다는 미국의 글로리아 리스테선드(Gloria Ristesund)씨는 존슨즈 베이비 파우더를 여성 위생용품으로 수십년간 사용해왔다. 자궁절제술을 비롯한 여러 수술을 겪은 뒤 지난 2011년 자궁암 판정을 받았고, 리스테선드씨는 이것이 자신이 사용해왔던 존슨즈 베이비 파우더와 연관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재판 신청을 했다. 피해 배상액 5500만 달러 중 500만 달러는 피해 여성에 대한 보상금이며 나머지 5000만 달러는 존슨앤존슨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금에 해당한다고 한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란 가해자 혹은 가해 기업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제도다. 회사는 이러한 결과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되고 있는 탈크 (talc, talcum powder)는 화장품에서 널리 사용되는 성분으로 마그네슘을 주 성분으로 하는 활석을 분말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탈크 기반의 파우더 제품을 사용하면 피부를 건조하게 해주고 발진이 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서 원고는 탈크 기반의 제품들을 생식기나 속옷 등에 바르는 것은 난소암 유발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를 언급하며, 이미 존슨앤존슨이 자사 제품과 난소암과의 연관성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주장해 승소한 것이다.

이번 패소에 대해 존슨앤존슨의 대변인 캐롤 굿리치(Carol Goodrich)는 “배심원들의 판결은 화장품에 사용하는 탈크에 대한 지난 30년간 전 세계적 전문가들의 연구와 반대되는 판결이었다”고 말하며 “지난 100년 이상 동안 존슨앤존슨은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파우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고, 소비자들의 기대를 뛰어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