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중지, 자진회수 소동으로 브랜드이미지 실추 위기감 높아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화장품산업의 무역 흑자 100% 증가, 미국·프랑스·미얀마 등의 수출 다변화라는 초호화 실적이 발표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월 8일 국내 산업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 단비 같은 소식을 전했다. 화장품의 생산실적 10조원 돌파는 단군 이래 최고의 성과였다.

 

하지만 최근 화장품 OEM·ODM사들의 사고가 빈발하면서, 브랜드 이미지의 먹칠은 물론 국가적으로 한국화장품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특히 대박이라는 화장품 특수가 자칫 실수 하나로 판매절벽에 부딪칠 수도 있어 화장품업계 전반의 성찰이 필요하다.

현재 화장품 제조 산업은 자체생산-OEM·ODM 생산-현지 생산의 3중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5년간 화장품 평균성장률이 34.3%로 급성장하면서 지난해 25억 8780만 달러(2조 9280억원)가 수출되었다. 폭발적인 성장세에 비춰 OEM·ODM 생산이 늘다보니 과부하가 걸려 판매업체들이 품질 관리에 냉가슴 앓고 있는 것.

A사는 OEM으로 생산한 네일 6개 품목에서 유해성분인 프탈레이트 기준 초과로 자진 회수 소동을 벌였다. B사의 경우 OEM 생산된 립스틱에서 미생물이 기준치 초과하여 회수됐다. 이들 제품 모두 국내 최고 OEM 업체에서 생산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었다. 늘어나는 물량과 납기로 인해 OEM·ODM 업체가 재하청 주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C사는 OEM으로 생산한 제품에서 트리클로산이 검출돼 제조 업무정지 6개월을 받았다. C사는 원료공급업체의 사기로 인한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타격은 어쩔 수 없었다. D사는 ODM사에 의해 생산된 제품이 재하청 과정에서 위생시설이 아닌 가정집에서 제조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받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ODM 업체까지는 직원이 상주 또는 수시로 점검 확인하지만, 재하청까지는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OEM·ODM 빈발사고는 일부 업체에서 발생되었다고 해서 제한적 영향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화장품 브랜드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은 물론, 이런 사실이 인터넷이나 SNS상으로 번진다면 다같이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더욱이 중국 CFDA의 위생허가를 받아야할 업체 입장에서는 제조상의 하자를 들어 제때 받지 못할 거라는 걱정도 있다.

유명 브랜드의 E사는 “수십억 원을 들여 첨단 CGMP 공장을 올해 준공할 계획이지만 당장의 OEM·ODM 업체 의존은 어쩔 수 없다”며 “굳이 판매업체가 자체 생산을 하기 보다는 전문 기술을 갖춘 OEM·ODM에게 맡기는 게 화장품 업계 전체로 이익”이라고 말했다. 그래야 화장품업계의 중국 진출로 인한 국내의 산업공동화 현상도 막고 일자리 창출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

식약처 관계자도 “유해성분의 경우는 바로 제재에 들어가지만, 제조상의 문제는 국민보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기 전까지는 관심을 가지고 주시할 뿐”이라며, 제조상의 위생문제는 “OEM·ODM업체가 CGMP공정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등 업계에서 원만하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잘 나갈 때일수록 더욱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늘 봐온 교훈이다. 한국화장품 업계의 최고 미덕이자 경쟁력은 ‘완벽한 위생상태의 최우수 품질’이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