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비첩 자생 에센스’ 등 4종 베스트셀러…고급화와 VIP마케팅 전략으로 글로벌 매출 8,000억원 달성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LG생활건강의 궁중화장품 브랜드 ‘후’가 지난해 연간 글로벌 매출 8,000억원을 넘어섰다.

‘후’는 궁중왕실의 비방이 적혀 있는 수백 권의 고서를 데이터화해 ‘궁중한방’ 화장품이라는 콘셉트로 제품라인업을 구성했다. 이는 유명 해외 브랜드들이 모방할 수 없는 ‘오리엔탈 코스메틱’의 신비로운 세계로 안내했다. 여기에 ‘왕과 왕후’라는 궁중스토리와 화려한 디자인은 왕후의 고귀한 기품을 표현한 미학 마케팅과 접목됐다.

▲ '후'의 베스트셀러 4종은 2016년 업그레이드 되어 중국 슈퍼 소비자들에게 로열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후’는 상해의 ‘빠바이빤(八百伴), ‘쥬광(久光)’, 북경의 ‘SKP’ 등 대도시 최고급 백화점 12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197% 증가. 중국 시장을 비롯한 중화권에서 럭셔리 브랜드로 그 위상을 공고히 했다.

#1 차이나 슈퍼 컨슈머

“1950년대 이후 아메리카 드림을 이룬 슈퍼 소비자가 있었다면, 2020년대는 차이나 드림(中國夢)을 이룬 슈퍼 소비군단이 세계시장을 바꿀 것이다.” 세계 마케터들의 분석이다.

“중국 소비자를 최우선 순위에 놓지 않으면 더 이상 세계적이라 할 수 없다.” 앤 리 미국 뉴욕대 교수의 말이다.

현재 중국의 슈퍼 소비자들은 세계 명품 25%를 구매하며, 그중 60%는 해외에서 구매한다. 향후 2020년이면 세계 최강의 소비군단은 중국 슈퍼 소비자(China Super Consumers)가 될 것이다.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막강해질 소비자층이며, 미국 및 서양의 슈퍼 소비자를 본보기로 삼고 있지만 그들의 심리나 갈망, 구매동기는 다분히 ‘중국적’이다. 또한 그들은 소비재, 기업 간 거래, 기술 등에서 전 세계 사업의 운영방식을 바꾸고 있다.

'후' 브랜드는 바로 ‘중국적’이라는 단어에 방점을 찍었다.

중국의 슈퍼 소비자들은 쇼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중으로 외형과 습관을 자주 바꾼다. 더 이상 물건을 파는 기업에 휘둘리지 않고, 이제는 그들이 스스로를 결정한다. 중국의 슈퍼 소비자들은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으며, 그들의 선호도가 글로벌 브랜드들을 승자와 패자로 가르고 있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의 마케팅팀은 긴장했다. 지속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CSC들을 새롭게 분석했다.

#2 로열 안티에이징으로 고급화

LG생활건강이 중국 화장품 사업에 내건 마케팅 전략은 차이나 슈퍼 소비자들을 겨냥한 고급화와 VIP마케팅이었다. 고소득층 여성들의 고급화 욕망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그 차별화 포인트를 ‘궁중한방’으로 잡았다. 그리고 '중국적' 감성 미학(美學)을 입혔다.

‘후’는 2006년 9월 중국에서 론칭했다. 그중 베스트셀러 1위이자 LG생활건강의 수출 판매 1위 제품인 ‘후 비첩 자생 에센스’는 일명 ‘이영애 에센스’로 불린다. 궁중 한방 처방의 3대 비방인 ‘공진비단’ ‘경옥비단’ ‘청심비단’의 처방으로 만든 고기능 한방 에센스다.

주름개선·탄력·초보습·안색 개선 등 피부 고민을 하나로 관리해주는 ‘로열’ 안티에이징 에센스로 타깃층의 마음을 끌었다. 주요 성분으로 피부자생을 도와주는 초자하비단을 두 배 농축해 담았다. 피부 발림 후에도 포스트잇처럼 끈적이지 않고 촉촉한 제형을 구현했다.

‘비첩 자생 에센스’는 발매 초기 10만개 판매량에서 지난해에는 약 150만개로 대폭 늘어났다. 중국 슈퍼 소비자들이 찾던 ‘고급화’를 실현한 품질력의 결과였다. 시장조사기관인 칸타월드패널의 조사 결과 국내 프레스티지 주름개선 기능성 에센스 부문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11. 1. 3~’16. 1. 3)

#3 VIP마케팅

이 제품이 출시된 시기는 중국의 슈퍼 소비자들이 기지개를 펴던 시점이었다. 30년의 계획경제와 10년간의 시장경제 실험을 거친 후, 2002년 중국의 WTO 가입은 슈퍼 소비자의 탄생을 알렸다. '후'는 차이나 슈퍼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타이밍에 고급 백화점 속 독자적인 매장을 오픈했다.

VIP마케팅은 베이징을 시작으로 동부 해안을 따라 상해·항주, 내륙 중심 남경·중경 등 주요 대도시와 거점 지역 내 주요 백화점에서 봄가을 대형 메이크업 행사로 분위기를 잡았다. 그리고 VIP 초청 뷰티클래스 등 상위 5% 고객들에게 특화된 마케팅을 펼쳤다. 한국 화장품에 관심 높은 고개들에게 온·오프라인 채널을 가동해 ‘후 비첩 자생 에센스’ 등 베스트셀러의 입소문을 빠르게 퍼뜨렸다.

한편 홍콩은 2013년 말 명품백화점 레인 크로포드 타임스퀘어점과 IFC몰 등 프리미엄 상권의 2곳에 ‘후’ 매장을 열었다. 이듬해 4월 최대 쇼핑몰 하버시티 ‘레인 크로포드’에 추가로 1개 매장을 열면서, 홍콩을 5개의 럭셔리 매장으로 탄탄한 그물망을 쳤다.

그 결과 ‘후 비첩 자생 에센스’의 누적 판매량은 약 360만 개로, 누적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단일 품목으로는 경이적인 성과였다.

중국 거대 도시의 최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후’는 ‘중국적’ 정서가 담긴 고급 브랜드이자 VIP들이 애용하는 화장품으로써 위상을 공고히 한 것이다.

#4 2016년 업그레이드, 고성장 지속

2016년 업그레이드 된 ‘비첩 자생 에센스’는 천연 코디세핀을 함유한 동충하초와 청정의 상징인 연꽃 성분을 새롭게 함유했다. 기존 기능성에 안티에이징 효과를 강화했다. 이른바 차이나 슈퍼 소비자를 위한 ‘로얄 안티에이징 케어’를 제시한 것이다.

패키지 또한 보물 1055호 백자 태항아리에서 모티브를 얻은 곡선미를 고스란히 재현했다.

지난 6월말, 태국·중국·대만·싱가폴 등의 오피니언 리더와 바이어, 미디어 등이 참석한 ‘비첩궁중연향’ 행사에서 신제품은 큰 호평을 받았다. 영화배우 이영애와 태국의 유명 셀러브리티가 참가한 글로벌 행사에서 VIP들에게 ‘스페셜 프레스티지’를 느끼게 하는 마케팅을 전개했다.

LG생활건강의 ‘후’는 차이나 슈퍼 소비자들에게 왕비의 품격을 입힌 브랜딩 전략으로 화장품사를 새롭게 썼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