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시민 대상으로 30년 이상된 점포 추천 및 이름 공모

 

[뷰티경제 박찬균 기자] 얼마 전 국내 최초 미용실이 어디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진 적이 있다.

오랫동안 오엽주 미용실이 최초의 미용실로 전해져 왔지만 최근 이보다 앞선 미용실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초 미용실 자리가 바뀌게 됐다.

그동안 최초의 미용실로 알려진 오엽주 미용실의 오엽주는 1933년 일본에서 미용을 공부하고 돌아와 화신백화점안에 미용실을 개업했던 인물로 당시 손님들에게 파마를 해주어 장안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오엽주 미용실보다 훨씬 이전에 문을 연 미용실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920년 7월29일자 동아일보에 경성미용원이 광고를 한 것이 밝혀지면서 경성미용원이 최초의 미용실이 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미용실 모두 서울에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서울이 조선시대 때부터 우리의 수도로서 자리 잡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점들이 서울에서 시작했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옛것을 지키고 보존하는 것에 가치를 두지 않아 ‘최초’의 타이틀을 가진 상점들이 지금은 대부분 사라지고 없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작은 서점의 주인인 평범한 남자와 세계적인 여배우의 사랑을 그린 영화 ‘노팅힐’은 런던의 이름 없는 작은 동네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었다.

노팅힐 관광의 상징적인 장소가 된 작은 서점 ‘The travel bookshop(현재 The notting hill bookshop)’은 30년 이상 된 런던의 노포(老鋪,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로 영화 개봉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 속 오래된 서점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노포만의 빈티지한 매력으로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도 백년 이상 된 유서 깊은 노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니세’라고 불리는 100년 이상 된 노포가 2만 7300여 개에 달하며 천년된 가게도 7개나 된다. 노포의 가치를 계승하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으로 ‘시니세’는 그 이름만으로도 품질이 보증되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서울에도 다양한 노포들이 있다. 고종이 즐겨 찾았다는 전통필방 ‘구하산방’, 일제강점기 때부터 100년 넘게 옷을 짓는 ‘종로양복점’, 6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 온 ‘학림다방’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장인의 손길이 깃든 장수 가게, 변치 않는 맛을 고수하며, 신용으로 인정받는 점포로서 노포는 서울의 흔적을 기억하고 있는 곳인 동시에 그 자체로 세계의 관광객을 모으는 관광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오랜 역사와 신용으로 인정받는 서울의 노포를 발굴하기 위해 서울시는 다음달 21일까지 일반 시민들로부터 서울의 숨겨진 노포(老鋪)를 추천받는 한편, 노포의 새로운 이름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노포를 대신할 이름을 짓는 ‘노포 브랜드 네이밍 공모전’은 일본의 ‘시니세’, 중국의 ‘라오쯔하오’처럼 서울 노포만의 의미를 함축한 부르기 쉽고 친근한 이름을 찾는 공모전이다. 공모전 참여는 누구나 가능하며 응모 편수는 1인당 3편까지 가능하다. 브랜드 이름과 작명 이유를 적은 내용을 이메일 (seoulnopo@gmail.com)을 통해 접수하면 응모가 완료된다.

공모작은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우수상 1명(100만 원), 우수상 2명(각 30만 원), 장려상 3명(각 10만 원) 등 총 6편을 선정할 계획이며 수상작은 7월중 온라인플랫폼 서울스토리 (www.seoulstory.kr)에 발표하고 개별 통보한다. 또한 최우수작은 BI로 제작해 각종 노포 및 브랜드 홍보에 활용되며 온·오프라인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응모 관련 기타 자세한 사항은 서울스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모전과 함께 진행되는 ‘오래된 가게를 찾습니다’ 이벤트는 시민이 직접 서울의 노포를 추천하는 것으로 온라인플랫폼 서울스토리(www.seoulstory.kr)에서 22일부터 응모 가능하다. 추천하는 노포와 그 이유를 올리면 추첨을 통해 매일 10명 총 300명에게 커피 기프티콘도 증정한다.

응모작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소개하고 싶은 노포’ , ‘한국적인 정취와 오래된 가게만의 빈티지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30년 이상 된 점포’ 등과 같은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미용실, 문방구, 양복점, 전통공예점 등 서울의 숨겨진 노포들이 시민 추천을 통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국내외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가게로 알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안준호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시민과 함께 오래된 점포를 발굴해서 새로운 것, 화려한 것에 가려졌던 오래된 것에 대한 신뢰, 뚝심 있게 지켜온 전통에 대한 가치를 헤아리고 지속적으로 보전하려는 노력을 통해 시민과 국내외 관광들에게 사랑받는 스토리 콘텐츠로 만들겠다”며 많은 시민의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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