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브랜드 턱 없이 높은 공급가격 제시 등으로 협상 결렬돼...

[뷰티경제 한상익 기자] 국내 화장품이 미국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신호가 잡혔다.

지난 1년 여 동안 중국은 사드 배치 빌미로 우리나라 화장품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 등으로 간접적인 해코지를 가했다. 많은 기업들이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적잖은 당황을 해야만 했다. 부랴부랴 수출국 다변화 등 새로운 위기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왔다.

해외 시장 개척은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만 보더라도 중국 화장품 시장 개척을 위해 현재까지 총 20여 년 동안을 투자했다. 하지만 국내 화장품의 기술력과 품질이 중국 시장에서 검증되면서 세계 각국이 우리나라 화장품에 대한 인식을 다르게 조명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분위기 등으로 현재 미국 화장품 시장이 서서히 우리나라 화장품에 주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트라가 최근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우리나라 화장품은 K-뷰티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온라인과 일반 매장을 막론하고 시장 진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Sephora, Ulta 등의 전문 화장품 매장에서는 물론이고 Costco 등 창고형 매장이나 타겟(Target) 등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한국 화장품의 판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Sephora, Ulta 등은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K-뷰티 코너를 따로 마련하고 있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이 같은 움직임과 더불어 미국 CVS 채널을 담당하고 있는 모 유통사가 우리나라의 에이전시에게 50여개 브랜드에 대한 소싱 및 수출을 의뢰해 수출이 성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코트라에서 화장품 컨설팅과 국내 화장품 수출을 하고 있는 K 대표의 사례다.

K 대표는 어제(2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현재 미국에서 우리나라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의 바이어들이 우리나라 제품에 대한 서치의뢰가 지속적으로 전달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들 미국 바이어들은 우리나라 화장품에 대한 조사가 충분한 것 같다. 일부 유명 브랜드는 물론 중소 브랜드까지 모두 파악해 자료를 조사해 달라고 할 정도다. 의뢰 받은 일부 제품은 처음 들어 보는 제품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협의해 오던 미국의 바이어가 지난 9월에 최종적인 협의를 끝내 수출이 확정됐다. 하지만 추석 연휴로 국내 생산 일정에 차질이 빚어져 클레임을 받았다. 지난달 말에 겨우 선적을 맞추어 공급했다”고 말했다.

“수출 물량은 아직은 작다. 또 품목 수도 너무 다양하다. 30개 브랜드에서 300여개 제품이다. 소량 다품종이다. 해당 브랜드들도 물량이 작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수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 미국 바이어는 현지의 소비자 반응을 탐색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며 현지 바이어와 국내 브랜드와는 아직 차이가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일부 브랜드의 경우에는 브랜드 이미지와 본사의 정책에 따라 미국 바이어에 의지하기 보다는 직접적인 진출을 시도하고 있어 제품 공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일부 브랜드는 공급가가 턱없이 높아 유통 마진이 보장되지 않아 실패하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한국의 2016년 화장품 수출규모는 3억1685만 달러로 전년 대비 45.66% 상승했고 2017년 상반기 대미 화장품 수출규모는 1억9911만 달러다.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5년여 동안 중국 시장에서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우리나라 화장품은 해외 시장 진출 경험이 풍부하지 않다. 때문에 각국의 문화와 시장 구조 등을 좀 더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유통 접근법을 고려해 진출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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