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현정, “철학담긴 원조와 무분별한 미투제품과는 분명한 차이 날 터”

▲ 피현정은 CC크림을 자신의 철학과 피부에 대한 고민을 담아 개발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사진:데일리코스메틱)
“CC크림은 화장품에 대한 나의 철학과 고민을 담아 개발한 제품이다. 단순한 멀티 제품을 넘어 기능성 스킨케어와 피부톤 케어를 한 번에 해결하는 스마트한 아이템이다. 이런 철학과 고민 없이 따라한 제품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지난 해 2월 미즈온과 협력해 ‘피현정 CC 에디션’을 개발한 「브레인 파이」피현정 대표는 자신의 CC크림을 이와 같이 설명했다. 피현정 대표는 국내 뷰티 큐레이터 1호라고 불리는 자타공인 뷰티 전문가이며 CC크림 열풍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라 볼 수 있다.

그녀는 CC크림을 가장 필요로 했던 것은 본인이라고 밝혔다. 피부위에 많은 화장품을 덧바르지 않는 것이 피부를 돕는 일이라고 설명하며 “나는 뷰티 전문가로서 많은 여성들에게 ‘3가지 이상 피부에 덧바르지 마라’ 라고 조언한다. 이것을 지키려면 멀티 제품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나는 CC크림을 나의 필요와 많은 여성들이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만들었다.기능성 스킨케어와 피부톤을 잡는 색조 화장품의 절묘한 조화가 이루어진 제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녀는 CC크림을 처음 만들 때 1000개 이상의 샘플을 제작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화장품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스킨케어의 기능을 높이면 베이스 메이크업의 기능을 높이기 어렵고, 자외선 차단 지수 등을 무작정 높이면 기초 화장품으로서 밸런스를 놓치기 쉬웠다고 말했다. 약 1000여개의 샘플 제작 후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만날 수 있었다.

피대표는 “CC크림을 살펴보면 개발 과정에서 고민한 흔적이 그대로 담겨있다. 스킨케어와 색조의 기능을 함께 잡기 위해 피부에 닿는 순간까지 형태를 유지하는 ‘캡슐’을 화장품에 접목시켰고, 외관은 스킨케어 제품으로 보이지만 열어보면 산소와의 접촉을 최소화해 제품의 기능을 살릴 수 있도록 고안된 용기 역시 이러한 철학을 담고 있다. CC크림이라는 개념 자체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네이밍과 용기 디자인 콘셉트를 정했다. 이러한 고민과 철학이 없이 한 제품이 뜨기 때문에 비슷하게 만든 제품은 원조와 다를 수 밖에 없다. 현명한 소비자들은 이런 것을 알고 있다” 설명했다.

▲ 피현정 대표는 CC크림을 만들기까지 약 1000여개의 샘플링을 거쳐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즈온과 피현정이 제작한 CC크림(Correct combo Cream) (사진:데일리코스메틱 DB)
CC크림은 피부에 도포하면 변하는 제형의 색과 피부를 촉촉하게 표현하는 베이스 메이크업의 높은 기능에 입소문을 탔지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이름이다. 간결해 외우기 쉬운 이 명칭을 많은 소비자들은 BB크림의 진화판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녀는 “CC크림은 기능성 스킨케어와 얼굴의 색을 잡는 기능을 결합한 멀티 제품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교정한다는 의미의 Correct와 스킨케어 색조를 결합했다는 combo 의 ‘Correct combo Cream’ 약자를 따서 네이밍 했다. 약자로 CC크림이라고 표기한 것은 BB크림의 영향을 받은 것이 맞다. 이미 BB크림은 스킨케어의 기능을 잃고 색조 화장품의 한 분류가 되어버린 것이 안타까웠다. 처음에 CC크림이라고 하면 BB크림의 연장선상으로 생각할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BB크림의 진화판이라고 이해해주는 소비자들이 많아 다행이다”고 전했다.

‘피현정 CC크림’은 출시 직후부터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받았다. 출시 한달 만에 2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이후에도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등을 통해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했다. 그 후 많은 브랜드에서 CC크림이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샤넬은 중국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한 제품을 한국에 들여왔고, 랑콤은 최근 ‘레네르지 멀티리프트 CC컬러 코렉터’의 출시 소식을 알렸다.

그녀는 “작년 2월 출시 이후 중소 홈쇼핑 브랜드부터 시작해서 많은 미투 제품이 출시됐다. 용기부터 네이밍, 마케팅 문구와 콘셉트까지 흡사하다. 하지만 미투제품과 처음 개발한 제품은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녀는 “CC크림이 여기까지 확산된 것에 대해서는 자부심도 느낀다. 정말로 여성들이 이러한 제품군을 필요로 했구나, 내 생각이 옳았구나 싶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오랜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제품을 대기업들이 무분별하게 물량으로 미투 제품을 쏟아내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대기업은 중소기업보다 훨씬 많은 연구원과 자원,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런 것을 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제품 개발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잘 되는 제품을 비슷하게 만들어서 물량으로 찍어누르는 것은 이 분야를 선도한다고 말하는 기업들이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 적어도 비슷한 제품을 만든다면 그 제품을 만드는데 있어 고민한 흔적이라도 보이면 좋겠다. 용기, 콘셉트, 제품 제형과 성분까지 비슷한 것은 개발이라고 볼 수 없지 않은가”라고 성토했다.

그녀는 오는 3월 CC크림 개발 1주년을 맞아 진화한 ‘피현정 CC크림’을 선보일 계획이다. 중견 화장품 기업인 한국화장품과 머리를 맞대고 여성들이 필요로하는 모든 기능을 갖춘 스마트한 아이템을 만들고 있다. 원조의 품격을 보여주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피현정 대표는 “새 제품은 처음 CC크림이 나왔을 때의 신선함을 다시 줄 수 있는 제품일 것이다. 내 이름을 걸고 만드는 제품인만큼 내가 사용하고 싶고, 많은 여성들에게 당당하게 추천할 수 있는 제품으로 완성시키겠다. CC크림은 계속 진화할 것이다”는 포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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