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시장 죽이는 일이다" 업계 강력 반발

[데일리코스메틱=송건정 기자, 강민정 수습기자] 유럽연합(EU)의 규제정책에 따라 2015년부터 향수 원료로 쓰이는 라벤더 오일(Lavender oil)과 오크모스(Oakmoss)가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는 '화학적 독소'로  분류됨에 따라, 이 정책이 프랑스 향수산업과 향수시장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벤더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남동부와 지중해 연안에 주로 서식하는  허브 식물로 독특한 향기때문에  그 어원은 라틴어의 '(향수로) 목욕하다'라는 뜻의 'lavo' 또는 'lavare'에서 연유되었다고 한다. 실제 고대 로마 사람들은 라벤더 꽃을 목욕탕물에 넣어서 몸을 향기롭게 했으며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라벤더 향에 취한 나머지  이 식물을 침실에 두고 취침을 할 정도로 아주 사랑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크모스는 주로 떡갈나무(Oaktree)에 기생하는 연한 녹색의 이끼(moss)로  프랑스, 유고, 불가리아, 미국등 유럽과 북아메리카에 자생하며 이 또한 향기가 독특해 향수제조에 널리 쓰이고 있다.

▲ 위 사진은 본 기사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유럽위원회의 이러한 규제 정책이 2015년부터 발효됨에 따라  2018년까지 이들 원료와 관련이 있는 제품에는 '정보 표시 라벨' 부착이 의무화 된다. 그 이유는 이들 물질이 알레르기를 유발할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라벤더의 경우 그 성분의 하나인 리나룰(linalool)이 피부를  자극하거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 돼 있다. 리나룰이  피부 세포에 '독성'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오크모스의 경우는  유럽연합  전체 인구 중 3%가 오크모스 추출액 성분인  아트라놀(atranol)과 클로로아트라놀(chloroatranol)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해당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 샤넬의 ‘샤넬 No.5’와 크리스챤 디올의 ‘미스 디올’과 같은 향수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많은 향수제조사들은   오크모스의 독특한 향을 대체할만한 다른 향을 발견해 사용할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프랑스 향수 시장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규제와 관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향수 회사 중 하나로 알려진 프랑스의 루방 향수(Parfums Lubin) 대표 질 떼브냉(Gilles Thevenin)은 “과학 기술 관련자들이 만들어낸 광란”이라고 일침을 가하며 “그들은 프랑스의 향수 시장을 완전히 죽이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한 유명 조향사이자 숙련된 화학자인 토마스 폰테인(Thomas Fontaine)은 “오크모스에 피부의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극소수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사용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담배는 사망에 이르게도 만들지만 판매에 규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유럽엽합의 '과학적 접근'에 대해 “오크모스가 가득한 통에 팔을 한참 담그고 있으면 피부에 발진이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자연적인 반응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비판했다.

샤넬의 대변인은 새로운 규제에 따라, 독특한 향을 바꾸지 않는 선에서 원재료에 대한  일부 수정이  있을 것이라고 대처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규제가 나온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규제에 맞게 따르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다”고 말했다.

업계의 이런 반응에대해 EU 대변인 루시아 코데(Lucia Caudet)는 해당 성분들이 EU 과학위원회에서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기에 규제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향수 업계로부터 “피부 자극을 일으키는 문제 성분을  빼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