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장 포화상태 되며 저가 제품 흘러넘쳐...일부 소비자들은 대체성분있다며 의구심 제기

[데일리코스메틱=송건정 기자, 이슬기 수습기자] 2-3년 전부터 큰 인기를 끌어온 일본의 무 실리콘 샴푸시장이 경쟁심화로 포화상태를 이루며, 가격 경쟁에만 집중해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저가현상과 맞물리면서 무 실리콘 샴푸에 대한 의구심 또한 적잖이 제기되고 있다. 샴푸에 실리콘만 들어가지 않았을 뿐 코팅제로서 다른 성분이 대체 성분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일본 소비자들이 인지했기 때문.

실리콘은 헤어 코팅에 사용되는 화학성분으로, 이를 함유한 헤어 제품을 쓰게 되면 머리카락의 표면에 유착돼 보호막을 만들어 손에 닿는 감촉이 굉장히 부드럽게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실리콘은 샴푸나 로션, 트리트먼트와 같은 헤어 제품 이외에도 기초화장품에서 핸드크림까지 다양한 코스메틱 제품에 함유돼 있다. 실제 제품 뒤 성분표에 표기돼있는 ‘디메치콘올(dimethiconol)’, ‘사이클로헥산(cyclohexane)’, ‘트리메치콘(trimethicone)’, ‘아모디메치콘(amodimethicone)’ 등은 실리콘의 다른 이름들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런 실리콘 함유 제품들의 유해성이 드러나며 이미 수 년 전부터 무 실리콘 제품들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실리콘이 머리카락 모공을 막는 것은 물론, 샴푸로 씻어 내리거나 머리를 빗을 때 실리콘과 함께 머리카락의 큐티클까지 함께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리콘은 머리카락에 침투되는 것이 아니라 표면에만 유착이 되기 때문에 트리트먼트의 효과는 없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 일본 소비자들이 무 실리콘 헤어제품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다.

▲유니레버의 헤어케어 브랜드 럭스에서 발매한 무 실리콘 샴푸·트리트먼트 럭스 루미닉

이러한 자국의 니즈에 맞춰 일본 헤어케어 브랜드들은 최근 몇 년 간 너나 할 것 없이 무 실리콘 헤어 케어 제품을 쏟아냈다. 지난 9월에는 생활용품 브랜드 유니레버 재팬이 산하 헤어 케어 브랜드 ‘럭스(ラックス)’에서 처음으로 프리미엄 무 실리콘 샴푸·트리트먼트 ‘럭스 루미닉(ラックス ルミニーク)’ 시리즈를 발매하기까지 했다. 럭스는 일본 헤어케어를 이끌어 온 유명 브랜드다. 일본 뉴스 매체 ‘J-CAST’에 따르면 유니레버는 자체 조사를 통해 급성장한 무 실리콘 샴푸 시장 속에서 너무 비싼 가격에 낙담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을 확인, 헤어케어 브랜드로서의 노하우를 살려 이번 럭스 루미닉 시리즈를 발매하게 됐다고 한다.

 최근 몇 년 간 인기를 끈 일본의 무 실리콘 샴푸 시장은 현재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야후 재팬의 이코노믹 뉴스(エコノミックニュース)에 따르면, 이미 2-3년 전부터 형성된 무 실리콘 샴푸 시장은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가격대가 1천 엔 미만까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일본 소비자들에게 값비싼 제품으로 인식됐던 것과는 상황이 판이하다.

저가현상과 맞물려 무 실리콘 샴푸에 대한 의구심 또한 제기되고 있다. 샴푸에 실리콘만 들어가지 않았을 뿐 코팅제로서 다른 성분이 대용성분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대중들이 인지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실리콘 샴푸와 비교했을 때 윤기나 부드러움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 소비자들은 무 실리콘 샴푸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 실리콘 헤어제품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엣코스메(@コスメ) 회원들

일본 최대의 코스메틱·미용 종합 사이트인 엣코스메(@コスメ/(@cosme)에서 ‘ツナきゃべつ’란 아이디를 가진 회원은 알로하 버터(Aloha butter)의 ‘리치 모이스트 리페어 샴푸(リッチモイスト リペアシャンプー)’ 사용 후 “이 사이트에서 인기가 많아 사용해 봤는데, 사용 다음 날 머리가 푸석거렸다”며 실리콘 샴푸와 비교했을 때 윤기가 없는 무 실리콘 샴푸의 단점을 지적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무 실리콘 제품인 하루(haru)의 ‘흑발 스칼프·프로(黒髪スカルプ・プロ)’를 사용했다는 아이디  ‘iduism’ 의 한 회원은 “무 실리콘 제품을 찾다가 구입하게 됐는데, 머리카락에 좋을 진 모르겠지만 머릿결이 거칠어져 볼륨이 사라진 것 같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일본의 샴푸시장이 새로운 판도를 맞이한 가운데, 한국의 무 실리콘 샴푸 시장은 과연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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