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시상식에 다수 스타들 짙은 입술로 등장...트렌드에 대한 국내 반응은 '글쎄'

[데일리코스메틱=강민정 기자] 지난 23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87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의 레드카펫 위에 다수의 스타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듯이 강렬한 입술 메이크업을 하고 등장해 눈길을 끌고있는 가운데, 이러한 입술 메이크업이 금년 봄을 좌우할 트렌드가 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마고 로비, 나오미 와츠, 다코타 존슨의 모습. 사진= @mariolopezextra, APImage

이번 오스카 시상식에는 마고 로비(Margot Robbie), 나오미 와츠(Naomi Watts), 다코타 존슨(Dakota Johnson), 소피 헌터(Sophie Hunter), 미쉘 버크너(Micheal Buckner), 스티브 그라니츠(Steve Granitz), 레이디 가가(Lady Gaga) 등의 할리우드 스타가 짙고 두꺼운 립 연출로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에 야후 뉴스(Yahoo News), 허핑턴포스트(Huffington Post), 피플(People) 등의 해외 매체는 일제히 ‘짙은 레드 립이 레드 카펫을 평정했다’고 보도했다.

짙고 두꺼운, 불타는 듯한 입술 연출은 지난 해 9월 열린 ‘세계 패션 위크’의 런웨이에도 등장해 2015 S/S 시즌 트렌드로 예측된 바 있다. ‘세계 패션 위크’는 런던, 파리, 밀라노, 뉴욕 등 패션의 중심지에서 일 년에 두 번 열리는 패션쇼로 다음 시즌의 패션과  메이크업 트렌드를 제시한다.

이를 반영이라도 한 듯 국내 색조 메이크업 주력 브랜드인 에뛰드하우스, 클리오 등에서 올해 1, 2월에 걸쳐 짙은 발색을 강조한 립 제품이 출시됐다. 이 라인들 속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레드카펫에서 선보인 ‘불타는 듯한’ 색들도 포함돼 있다. 에뛰드하우스의 ‘컬러 인 리퀴드 립스’는 뚜렷한 발색과 형광빛 도는 색감이 강조된 제품이고, 클리오에서 공효진이 컬러 개발에 직접 참여해 출시된 ‘버진 키스 텐션 립’도 선명한 입술 연출을 가능케 하는 제품이다.

▲에뛰드하우스 ‘컬러 인 리퀴드 립스’(좌), 클리오 ‘버진 키스 텐션 립’(우). 사진=각 사 제공

이런 트렌드에 대해 정샘물 인스피레이션의 손주희 원장은 "짙은 입술이 트렌드로 제시 돼도 쉽게 대중화가 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며 "시중에 촉촉하면서도 고발색을 자랑하는 립스틱이 많이 나와있는 만큼 일반인들도 멋스럽게 풀어낼 수 있는 트렌드라 시도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일각에서는 이런 트렌드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은 여대생 하송주(가명, 24세)양은 “이런 트렌드가 해외에서 만들어진 만큼, 창백한 백인에게나 어울릴 법한 메이크업이 아닌가 싶다”며 “희고 아름다운 연예인들이 유행을 만들어 일반인이 따라한다면, ‘제 2의 이효리 립스틱 사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의견을 밝혔다.

하 양이 말하는 ‘이효리 립스틱 사태’는 2010년 이효리가 딸기우유 빛의 누드 핑크톤 립스틱을 바르고 방송에 나왔는데, 이를 보고 같은 색을 구매한 수많은 소비자가 ‘원시인 메이크업이 완성됐다’는 반응을 보인 일이다. 사실 누드 핑크톤의 입술 색상은 이효리 특유의 까무잡잡한 피부와 어우러져 빛을 발한 것이기에 노르스름한 얼굴을 가진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는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듯 패션계 및 연예계에서 먼저 제시된 트렌드는 일반인이 따라하면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부터 올 봄 트렌드로서 계속해서 제시되고 있는 ‘립스틱 짙게 바른 입술’도 같은 우려를 안고 있다. 불타는 입술이 일반인들에게도 받아들여져 유행으로 정착할 것인지는, 봄이 올 때까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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