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일본 원전 방사능 사태 이후 하락 추세...

[데일리코스메틱=이아영 기자] 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P&G의 SK-II가 사용 후기를 인터넷에 게시하면서 경제적인 대가를 제공하고 이를 표시하지 않아 1억 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II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II는 지난 2000년 국내에 진출한 이래로 피테라 에센스를 무기로 수년간 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2011년 일본 원전 사태 후 매출이 하락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보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II 피테라 에센스'가 공정위로부터 1억여원의 과장금을 부과 받았다.

# 발효 화장품 열풍의 주역

2000년 국내 백화점에 진출한 SK-II는 매년 2~3배씩 꾸준히 성장해 2003년 295억원의 매출을 올려 수입브랜드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이후 2005년에는 백화점 부문 7위에 오르고, 2006년 말에는 약 700억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성공 가도를 달렸다.

성공의 주역은 'SK-ll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 일명 ’피테라 에센스’다. SK-II는 발효 성분의 화장품이 생소하던 시절 ‘피테라’라는 이색적인 성분을 전면에 내세우는 마케팅을 펼쳐 큰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을 뿐만 아니라 화장품 업계에 발효 화장품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미샤 등 국내 브랜드들이 압다투어 피테라 에센스를 잡기 위한 미투 제품을 출시해 ‘짭테라 논란’까지 일기도 할 만큼 SK-II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 SK-II만의 모델 전략 선보여

SK-II의 모델 전략은 피테라와 더불어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SK-II는 국내 진출 당시 모델을 기용하는 데 있어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수입 브랜드 대부분이 외국인 모델을 기용해 이국적 이미지를 강조하던 것과 달리 한국인 배우 심혜진, 장진영 등을 모델로 발탁했기 때문이다. 이런 행보는 다수의 수입 브랜드들의 한국인 모델을 기용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모델을 자주 교체하지 않는 것도 전략 중 하나다. 김희애는 2004년부터 11년간, 임수정은 2008년부터 7년간 SK-II의 얼굴을 맡고 있다. 이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타깃층을 넓힐 때 새로운 모델을 발탁하기도 했다. 2012년 20대까지 타깃층을 넓히기 위해 배우 이연희를 기용했다. 지난 7월에는 중국 배우인 탕웨이를 기용해 일각에서는 요우커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 2006년 ‘중금속 파문’으로 위기 맞아

국내에서 승승장구하던 SK-II는 2006년 ‘중금속 파문’에 휩싸이며 위기를 맞았다.

2006년 9월, 중국 정부는 SK-II 제품에서 크롬, 네오딤(네오디뮴, 희토류 원소의 하나) 등 화장품에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국내 여론이 거세지자 회사 측은 중금속 함유는 있을 수 없다며 만약 있더라도 중국 정부가 발표한 검출량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게 일었고 다수의 백화점에서 판매를 중단했다.

같은 해 10월 식약청 역시 중금속 검출량은 안전한 수준이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안정성을 검증받는 기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 2011년 일본 원전 사태의 이후 하락세

SK-II는 일본 방사능 유출 사태가 벌어지며 맞이한 어려운 고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원전 사태 이후 일본에서 생산되는 SK-II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2013년 이수경 P&G 대표까지 나서서 "SK-II는 방사능과 무관하며 100% 안전하다"고 강조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결국, 2014년 12월 면세점 판매 가격을 평균 2.6% 인하했다. 하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매출은 감소했다.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은 2013년 647억원이었지만 2014년에는 534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17.5%가 감소한 수치다. 매출 순위 역시 2위에서 6위로 떨어지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지난 1월부터 또다시 면세점에서의 판매가를 평균 약 4~5%를 인하했다. 하지만 이런 승부수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 동화면세점의 온·오프라인 매장을 폐점하는 등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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