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죽이기 VS 산업 규모 키우기' 이·미용계 팽팽

[뷰티경제=한승아 기자] 카카오가 뷰티 분야 첫 O2O 사업으로 '헤어살롱'을 선택한 가운데, 이를 놓고 국내 이·미용 업계가 갑론을박 하고 있다. 이미용 산업 전체를 키울 수 있는 긍정적인 진입이란 평가가 있는 반면, 대기업의 '골목 상권 죽이기'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다.

L모 미용실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 관리하는 업종에 대해 최근들어 조금씩 프랜차이즈 사업이 허용되고 있다. 약국 프랜차이즈도 허용된 마당에 이·미용도 빨리 허가되어야 한다"며 "이·미용업은 비주류에 가까워 화장품만큼 시장이 커질 것 같지 않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대기업이 활발히 진출해줘야 산업 전체가 주류화되고 상향 평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사실 프랜차이즈 입장에서 카카오 헤어샵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다. (언론에) 보도된 카카오 헤어샵 수수료는 5% 남짓이지만 실제 업계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15~20%다. 소형 미용실이라면 이를 감내하고서라도 홍보 효과를 보려 하겠지만, 프랜차이즈는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신규 고객 창출과 홍보 효과가 크다. 때문에 (카카오 진출에) 별로 타격을 입을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의 헤어살롱 O2O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론칭과 관련, 이·미용계가 이를 두고 갑론을박하는 모습이다

화장품사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미용업 진출을 검토중인 A모 화장품사는 "현재 헤어 제품만 판매하고 있으나 이·미용으로 사업을 확장시킬 계획이다. 이때문에 최근 카카오 헤어샵에 컨택을 했었고 수수료는 5.5%라고 들었다. 당시 카카오측에 문의했을 때, 어플에 상위 노출되는 미용실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거해 선정된다고 들었다. (상위랭크를 위한) 광고나 기타 비용은 들지 않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5%대의 수수료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지만, 처음 시작하는 신규 사업체로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채널이 아닐 수 없다. 카카오는 그 이름 자체만으로도 인지도가 높고,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폰에 카카오 어플을 설치하고 있어 홍보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적다"며 "다만 업계에서 나온 15~20%의 수수료가 사실이라면, 입점 논의는 다시 해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헤어살롱 O2O 어플 '헤이뷰티'를 운영중인 임수진 대표 또한 "카카오의 진출이 두렵기는 하나, 시장을 확대하는 면에서 긍정적이라 본다. 헤이뷰티만 가지고는 한국의 전통적인 이·미용 문화를 바꾸는데 한계가 있다. 대기업 진출이 이같은 시장 문화를 바꾸는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스타트업 기업이 항상 대기업에 졌던 것은 아니다. 현재 대기업인 카카오조차도 처음 시작은 스타트 기업이 아니었는가. 헤이뷰티 역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부정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모 홍보관계자는 "대기업이 미용실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거북스럽다. 안 그래도 소규모 영세업체가 많은 이·미용 산업에 꼭 발을 담가야했나 싶다. 지금이야 플랫폼 서비스지, 나중에 직접 이·미용 산업에 직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미용 업종은 전통적으로 홍보 경쟁이 심하지 않다. 그런데 이번 카카오 진출을 기점으로 홍보 경쟁에 불이 붙어, 영세한 1인 미용실이 피해를 볼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종사자는 "업계에서 흘러나온 15~20%의 수수료라면 기존 소셜커머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안그래도 소셜커머스의 과도한 수수료 때문에 질 떨어진 미용 서비스를 받았다는 고객 불만이 많은데, 카카오 또한 안 그러리란 법이 없다"며 "1인 영세 미용실을 운영하는 사장님은 나잇대가 꽤나 지긋하시다. 젊은 세대에 비해 스마트폰 활용 능력이 떨어지는 분들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으로 카카오 어플을 홍보에 활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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