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조사 8개사 중 아모레·LG생건만 감축 노력... 유기농·친환경 제품 추구 업계 트렌드 무색

[뷰티경제=이동우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가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탄소배출량 감소 노력은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관련 업체 총 8곳을 조사해 본 결과 선두 기업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제외한 주요 로드숍 4곳과 제조업체 2곳은 탄소배출량 감소에 신경을 쓰고 있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기농·친환경 제품을 추구하는 업계 트렌트가 무색할 정도다.

▲ 국내 화장품 업계가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탄소배출량 감소 노력은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090430, 회장 서경배)과 LG생활건강(0519000, 대표이사 차석용)은 주로 에너지절감을 통한 탄소배출감소 노력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오산과 중국 상하이(上海) 등 사업장 에너지를 절약해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고 있다”고 말했고 LG생활건강 또한 “에너지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 모니터링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요 로드숍 업체 상황은 정반대 모습이었다. 잇츠스킨·미샤·네이처리퍼블릭·스킨푸드 등에 탄소배출량을 문의한 결과 네 곳 모두 이와 관련된 구체적 모니터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잇츠스킨(226320, 사장 유근직)·미샤(사장 서영필)·네이처리퍼블릭(회장 정운호)은 공통적으로 "탄소배출량 감소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스킨푸드(대표이사 조윤호) 관계자 또한 “이와 관련된 소소한 활동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말하기 꺼려질 정도로 사소한 부분이 전부”라며 해당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주요 업체들이 제품 판매에 치중하다 보니 제조와 관련된 탄소배출 문제에는 사실 소홀한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어렵게 입장을 전했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화장품 제조기업들도 로드숍 업체들과 상황은 비슷했다.

한국콜마(161890, 대표이사 윤동한) 관계자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는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관련 집계 자료가 따로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태양열발전과 사내 나무심기 등 소소한 행사를 제외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구체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수치화하고 있지 않다"며 “이와 관련해서는 환경인증 'ISO14001(환경경영체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전했다. 해당 답변만으로 보자면 탄소배출량 감소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 감독은 따로 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맥스(192820, 회장 이경수) 또한 한국콜마와 유사한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는 “사실 아직 이산화탄소 배출감소와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앞으로 글로벌 기업 기준에 맞춰 이 문제에 대해 준비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해 발간한 ‘2015 이산화탄소 배출 하이라이트 자료집(CO2 Emissions From Fuel Combustion Highlights 2015)’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1990~2003년 이산화탄소 배출 변화가 147.0% 증가해 OECD 회원국 중 칠레(178.7%)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터키로 123.3% 증가했다.

이는 유럽연합(EU) 28개국이 같은 기간 17.0%를 감소하고, G20이 55.7% 증가에 그친 것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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