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0대 명의, 백남선 원장, “CEO라면 올바른 식습관으로 건강 챙기고, 긍정과 공부로 장수기업 성장 시켜야”

[뷰티경제=권태흥 기자]세계적인 ‘명의 100인’으로 유명한 백남선 원장(이화여대 목동병원 여성암병원)이 화장품기업 CEO들에게 “장수 기업이 되려면 공부해야 하고, 훌륭한 리더가 되려면 훌륭한 독서가가 되라”(Long Running, Long Learning. Best Leader, Best Reader)는 메시지를 전했다. 20일 이화여대 목동병원은 마침 시원한 소나기가 한바탕 무더위를 날려, 잠시나마 청량한 기운이 감돌았다.

▲백남선 원장은 “기업 제일의 자산은 CEO의 건강이다. ”I’m what I ate.“의 식습관이 건강을 좌우한다”며 올바른 식습관을 강조했다.

백 원장은 “병원(hospital)은 신뢰가 중요한 곳이지만 그 어원인 ‘hospitality’는 환자에게 호의를 베풀고 친절해야 하는 곳”이라는 의미라며, ”기업도 고객에게 양질의 상품을 제공하고 만족시킬 수 있어야 장수할 수 있다“는 점을 CEO들이 깨닫기를 희망했다.

#1 Yes, But…긍정의 힘

백 원장은 하루를 26시간으로 산다. 아침 4시 반이면 기상해서 신문을 정독하며, 세상 돌아가는 사정과 과학뉴스를 접한다. 5시 40분이면 출근, 6시부터 1시간 동안 전 세계에서 들어온 이메일을 보고 답변하고 근황을 전한다. 7시 10분이면 회진에 들어가 오후 6시까지 꼬박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1주일에 이틀은 수술, 이틀은 외래, 매주 금요일은 컨퍼런스, 토·일은 세미나 및 짬이 나면 운동을 한다. 왜 그렇게 바쁘게 사시는 걸까! 남들처럼 즐기며 살 수 있을 텐데….

▲백남선 원장이 유방암 수술 후 바로 유방보존술을 시행하는 것은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인술에서 비롯된다.

“나를 찾아주는 게 고맙고, 그 먼 거리에서 아픈 몸으로 기꺼이 와준다는데 감사하다. 여성으로서 겪어야 할 고통이 안쓰러워 무어라도 해드려야 할 것이 많다”고 백 원장은 답변했다. 휴가도 1년에 겨우 하루 이틀 쓸 정도로 꽉 짜인 일정을 소화한다.

백남선 원장은 세계 최초로 유방암 수술 후 바로 유방보존술을 시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986년 이전만 해도 유방암 수술 후 환자들이 우울증과 후유증에 시달리고 자살하는 경우도 있었다. 안타까운 상황을 타개하고자 그의 이탈리아 행은 이뤄졌고, 당시 무리라는 만류에도 유방보존술을 한국에서 처음 도입 시술했다. “의사란 환자 마음을 헤아리고, 아픔을 덜 느끼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는 소명이 백 원장으로 하여금 도전과 공부에 대한 긍정을 일깨웠다.

연간 수십 회의 CEO 특강에 초청되는 백남선 원장이 꼭 들려주는 말이 ‘긍정의 힘(Positive Thinking)’이다. 그는 “‘속 없이 사는 게 행복하다’는 말처럼 No라고 하지 말고, ‘Yes, But’으로 자신감과 소신으로 환자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고 말한다. 왜 그가 세계적인 명의로 선정됐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 The First, The Best…최고의 병원

이대 여성암병원은 환자의 입장에서 구축한 진료시스템이 돋보이는 국내 유일의 여성암 전문병원이다. 최초 방문을 기준으로 1주일 내 진단부터 수술까지 이뤄지는 ‘Fast Track System’의 배경에는 먼 곳에서 온 환자들과 가족들의 부담을 최소로 줄이려는 노력이 숨어 있다.

백남선 원장이 이대 여성암병원장으로 부임한 해는 2011년. 이 해에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의 인증(JCI)을 취득하고 2014년 재인증 획득으로 여성암병원의 국제진료센터을 찾는 외국인 환자는 급증했다. 매년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아랍에미레이트 등 60여 개국의 환자가 찾는다. 이 때문에 구글에도 등장하며 ‘글로벌 여성암 치료 대표 병원’이란 닉네임이 붙었다. 이밖에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유방암 적정성 평가 3년 연속 최고 병원(1등급) 획득, 여성 소비자가 뽑은 최고의 명품대상 암센터부문 8년 연속 수상 등 수많은 성과를 올렸다.

▲“나를 찾아주는 환자가 고마워서라도 최선을 다해야 했다”고 백남선 원장은 41년 의료 인생을 회고했다. 그는 “기업도 제품을 사주는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CEO들에게 당부했다.

이에 대해 백남선 원장은 “분야별로 최고 수준의 의사와 간호사, 스텝들이 친환자 중심 시스템 속에서 팀워크를 발휘한 때문”이라며 “스케일은 작아도 결과는 최고”라고 평가했다.

백남선 원장의 직업은 ‘병원장’이라고 할 정도로 역동적인 의료 족적을 남겼다. 서울대 의대 졸업 후 원자력병원 병원장, 건국대병원 병원장을 역임했고, 한국 및 아시아 유방암학회 회장을 지냈다. 1986년 국내 최초로 ‘유방보존수술법’을 시행했고, 1991년에는 역류성식도염을 줄이는 ‘백남선 위암수술법’을 개발했다. 이런 이유로 2006 영국 IBA에서 위암과 유방암 분야 세계 100대 명의로 선정되었다.

2016년 도전한국인본부가 주는 도전한국인 대상을 수상했다. 여성 암병원이 개원한 이후 국내 여성암 치료 대표 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 활동을 통한 환자 중심의 진료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였다.

#3 I’m what I ate…건강한 식습관

우리나라 사람의 3분의 1은 암에 걸린다는 조사가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음식에서 나온다고 백 원장은 설명했다. “’I’m what I ate.‘는 식습관이 나를 만들었다는 뜻”이라며, “식습관에서 질병이 생기고, 수술 후 생존율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그는 강조했다.

따라서 “기업인들은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비타민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며 백 원장은 올바른 식습관을 강조했다. 특별히 주의할 점은 서로 상극이 되는 식습관을 버려야 한다.

한국 사람들은 밥과 국, 여러 가지 반찬을 먹는데, 이들 식품 각각에는 암을 일으키는 성분이 없지만 함께 섭취하면 암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즉 식품의 성분끼리 반응해서 발암물질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니트로소아민‘으로 육류나 어류에 포함된 ’아민‘이라는 물질과 식품첨가물의 ’아질산나트륨‘이 결합되어 강한 산성의 위 속에서 위암 발병을 높일 수 있다는 것. 햄, 소시지 등 가공육과 채소, 샌드위치에 햄과 상추를 같이 끼워먹는 것은 니트로소아민을 발생시킬 수 있다. 김치와 명란젓도 함께 먹는 것은 좋지 않다.

#4 Long Learning…인문학 공부

백남선 원장이 CEO 특강에서 강조하는 단어가 ‘긍정과 공부’다. 긍정은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치유효과를 배가시킨다. 60여 개국 환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여는 첫 단어는 모국어이기에 틈틈이 외국어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등 책꽂이엔 외국어 책이 즐비하다.

고희를 눈앞에 두고서도 백남선 원장은 젊은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어머니께서 103세의 천수를 누렸듯 아마도 내게 비슷한 유전자를 선물로 주셨을 것”이라며, “가르침대로 첫째도 환자, 둘째도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다보니 속도 비우고 나이도 잊었다”며 백 원장은 호쾌하게 웃는다. 요즘은 환우의 눈높이에 맞는 대화를 위해 인문학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올해 충북대 의생명과학경영융합대학원을 다니며 생명과학 공부도 새롭게 시작했다. “융·복합시대를 맞아 의사 41년의 경험에 생명과학의 지적 경험을 더하고 싶었다”며, “화장품 CEO들도 장수기업으로 성장시키려면 길게 공부해야 하며, 그 방법으로 독서를 권하고 싶다”고 백 원장은 추천했다.

그는 수십 편의 논문과 ‘암의 모든 것’ ‘암예방의 길잡이’ ‘식탁 위에 숨겨진 항암식품 54가지’ 등 20여 권의 책을 펴냈다.

선(善)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백남선 원장은 암 치료를 위한 ‘지식탐(智識貪)’으로 단단히 무장되어 있었다. 어머니를 사랑하듯 여성을 아프게 하는 것은 질색한다. 백 원장의 도전과 파이팅을 응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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