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홍 경제적 가치 16조 6000억…국내 화장품 업체들 적극 활용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왕홍 마케팅과 커머스를 연결한 플랫폼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제품 홍보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그쳤지만, 커머스는 수익창출로 연결되어 왕홍을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기대된다는 것.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카리스(CHARIS) 플랫폼을 이용한 왕홍 초청 행사가 시연됐다. 카리스 웹사이트에 화장품 등을 올려두면, 제휴를 맺은 왕홍들이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해당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한다. 제품 구매자는 어느 왕홍을 통해 구매자가 유입됐는지 확인한 뒤, 제품 판매 수익의 일부를 나눠주는 시스템이다. 한국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가능한 커머스 프로그램이다.   

▲ YGP 서수진 대표 디렉터와 왕홍들이 뷰티 클래스가 끝난 이후 기념촬영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이덕용 기자>

카리스는 자체 사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등 왕홍 50명을 초대해 뷰티 교육을 실시했다.

왕홍들의 뷰티 교육을 담당한 YGP 서수진 대표 디렉터는 "각국에서 유명한 50명의 왕홍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한국의 메이크업을 배우려는 왕홍들의 빛나는 눈빛을 마주하니 즐겁게 뷰티 클래스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왕홍들은 뷰티 교육이 끝난 뒤 서 대표 디렉터를 찾아가 자신의 메이크업에 대해 수정 조언을 듣기도 했다.

"서양 화장법과 다른 한국 고유의 메이크업을 배울 수 있어서 벌써 세 번째 한국을 방문했다."

싱가포르에서 수십만명의 구독자수를 보유하고 있는 왕홍 마르셀라는 카리스(CHARIS)의 한국 뷰티 클래스에 참여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왕홍이란 '왕뤄홍런'의 줄임말로 온라인상 유명인사를 뜻한다.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 파워 블로거 등으로 불린다. 왕홍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개인 방송을 진행하며 특정 상품을 소개하거나 정보를 공유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중국 내에서 왕홍의 경제적 가치는 약 1,000억 위안(한화 약 16조6,000억 원)으로 평가된다.  카리스는 제품 공급자와 왕홍들을 중계해주는 플랫폼이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중국 및 동남아시아에서 영향력이 큰 왕홍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판매로 연결시키는 데 왕홍을 활용하는 것이다.

▲ 아모레퍼시픽의 샴푸 브랜드 려(呂)는 이달초 '왕홍 한방 뷰티 투어'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 제공=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의 샴푸 브랜드 려(呂)는 이달초 '왕홍 한방 뷰티 투어'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박신혜와 함께한 'K뷰티 라이브'는 브랜드 려의 SNS채널과 중국 생방송 앱 이즐보, 메이파이, 1인미디어 즈메이티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즐보와 메이파이는 각각 7만 7,000명과 5만 명이 시청했으며 1인 미디어 즈메이티는 조회수 10만을 기록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의 브랜드 숨37은 지난 21일 중국의 왕홍 9명을 초대해 론칭 9주년 뷰티쇼를 열었다.

LG생활건강의 관계자는 "1명의 왕홍이 진행한 생방송에 동시접속자수가 29만 명이 넘는 등 뜨거운 호응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LG생활건강의 더 페이스샵은 '카카오프렌즈 콜라보레이션'을 베이징에서 론칭하며 왕홍을 초청하기도 했다.

▲ LG생활건강의 브랜드 숨37은 지난 21일 중국의 왕홍 9명을 초대해 론칭 9주년 뷰티쇼를 열었다. <사진 제공=LG생활건강>

리더스코스메틱은 지난 7월에 왕홍을 초청해 직접 보고 체험하는 3박 4일 행사를 진행했다. 모든 일정은 왕홍의 방송 채널과 중국 타오바오몰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됐고 중국 TV홈쇼핑 '콰이러꼬우'를 통해 방송됐다.

아미코스메틱의 브랜드 씨엘포도 지난 23일 왕홍 스테피를 초청해 그녀의 웨이보 계정을 통해 6만명의 중국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이 업체는 왕홍을 한국으로 초대하는 팸투어도 준비 중이다.

카리스의 박웅 이사는 "이번 왕홍 초대 행사에서 중국 메이파이를 통해 실시간 중계하면서 50만개 '좋아요' 클릭과 인스타그램 15만 하트를 받기도 했다"며 "그동안 왕홍을 활용한 마케팅이 단순한 제품 홍보 효과에 머물렀다면 앞으로 전자상거래까지 결합한 형태로 발전하게 된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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