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향료향정화장품공업협회 여실경 고문 "한국 품질 좋은 제품 저가로 공략, 일본 추월"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한국 화장품은 앞으로 중국에서 20여 년간 황금기를 누릴 것!" 중국의 화장품협회 고위 인사가 건국대 포럼에서 밝힌 내용이다.

여실경 중국향료향정화장품공업협회 고문은 6일 건국대에서 열린 한·중화장품산업 국제공동포럼의 주제발표에서 "2010년 이후 한국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일본을 추월한 것은 품질 좋은 제품을 저가로 공략했기 때문"이라며 "중국 3,000여 개 화장품 업체들이 모두 한국의 경영 기법과 이념을 배우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브랜드는 중국 소비 시장의 변화를 잘 파악하고 대응한 반면, 로레알·시세이도·오브레 등 브랜드들은 이에 대한 대처가 미흡해 매출액이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 여실경 중국향료향정화장품공업협회 고문이 6일 건국대에서 열린 한·중화장품산업 국제공동포럼의 주제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덕용 기자>

그는 이날 중국 화장품산업의 태동부터 현재까지 발전과정을 봄·여름·가을·겨울 등 4계절에 비유해 소개했다.

중국 화장품산업의 원년은 경제개혁과 개방이 시작된 1980년이었다. 이 시기에 중국 로컬브랜드가 성장하기 시작했고, TV광고도 이때 처음 등장하는 등 중국 화장품의 황금기였다. 중국의 브랜드가 90% 이상 시장을 점유했고, 1980년 3억 5,000 위안이었던 매출이 1990년 35억 위안으로 10배까지 성장했다.

이후 중국은 1990년대 들어 소비자의 높아진 요구에 맞추기 위해 품질과 디자인을 강화했다. 당시 세계 5위였던 시세이도와 중국 업체 합작 브랜드로 오브레 등이 만들어져 전문 판매대에서 판매됐다. 1991~1995년에 키스미 같은 일본 색조 화장품도 입소문을 타고 잘 팔렸다. 피앤지가 처음 샘플 제품을 나눠주고 4,000만 위안을 광고에 투자하는 등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 도입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고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마몽드도 이때 처음 중국에 진출했다. 

▲ 한·중화장품산업 국제공동포럼을 주최·주관한 한국피부과학연구원, 건국대 화장품공학과, 북경일화협회의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여실경 중국향료향정화장품공업협회 고문. <사진=이덕용 기자>

2000년 이후 화장품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도 그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2010년부터 화장품은 사치품이 아닌 일상 필수품으로 인식되면서 고성장을 이어갔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매출 규모가 2,500억 위안으로 10% 이상 늘었다. 모바일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업체는 새로운 기회와 위기에 직면했다. 제품 트렌트도 자연친화적이면서 안전하고 효능이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다.   

여 고문은 자신의 손자가 유아용 크림을 구매해 바르는 사례를 들면서 "피부 자극 최소화 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겠지만 중국 출산 장려 정책에 따라 영유아용 화장품 시장은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 고문의 한국화장품에 대한 찬사와 미래 중국 화장품 시장 전망은 한국 화장품업계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