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여드름 치료 화장품 ‘프로액티브’로 미국 공략, J&J...알파히드록시산 개발 네오스트라타 인수, 치료용 화장품 시장 진출

2016년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인수, 제휴가 활발한 한 해였다. 글로벌 톱100 브랜드 사이에 30여 건의 M&A가 이뤄졌고, 신규시장 진출, 혁신센터 건립, 디지털 이커머스 진출 등 트렌드 주도권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글로벌 브랜드들의 2016년 행보에서, 2017년 전략 및 향후 지각변동을 예상할 수 있다. <편집자>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피부와 관계된 질환은 모두 2,000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 가운데 흔한 만성 피부질환이 여드름, 건선, 기미, 모공성 각화증, 멜라닌 세포성 모반 등이다. 화장품으로 피부질환을 낫게하거나 개선시키려는 분야가 코스메슈티컬이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로, 검증된 기능성 성분을 이용해 만든 ‘치료용 화장품’의 의미가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 화장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네슬레, 제약사 갈더마 인수로 코스메슈티컬 강화

세계 최대 식품업체인 스위스 네슬레는 미국 거티-렝커(Guthy-Renker)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여드름 치료 화장품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합작사는 피부건강 분야에서 노하우를 축적한 거티-렝커의 여드름 치료 화장품 브랜드 ‘프로액티브(Proactive)’를 발매한다. 의사 처방전이 필요 없는 프로액티브는 주로 미국 시장에서 발매했지만, 합작사를 통해 유럽과 중남미 및 아시아 시장에서도 활발한 마케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양사가 축적한 소비자 데이터를 결합,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합작사는 기대했다. 지분은 대부분 네슬레가 보유하는데, 그 내용은 비공개다.

▲ 갈더마의 소피아 앙티폴리스 연구소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피부과학 연구소다. 여기에서 여드름 국소용치료제의 핵심 요소인 아다팔렌 분자가 탄생했다.

네슬레는 이미 2014년 로레알로부터 피부질환 전문 제약기업 갈더마(Galderma) 지분 50%를 인수한 이래 코스메슈티컬 제품을 개발, 글로벌 스킨케어 시장을 공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런 시도 중의 하나로, 지난 4월, 갈더마는 미국 멘토 월드와이드와 미국 미용의학 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 및 마케팅에 협력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갈더마는 피부질환 및 관리 전문 제약기업이며, 멘토는 유방 확대술과 유방 재건술에 사용되는 보형물 및 안면 성형술에 필요한 피부이식 관련 제품을 발매하는 의료기기 업체다. 갈더마의 주요 제품은 레스틸렌(Restylane), 디스포트(Dysport), 스컬프트라(Sculptra) 등 필러제품이며, 멘토는 멘토 메모리쉐이프(Mentor MemoryShape), 멘토 메모리젤(Mentor MemoryGel) 등 유방 보형물 제품으로 양사 모두 혁신적인 에스테틱 및 미용교정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제휴로 미용 주사제와 유방 확대술 분야를 강화하게 됐다. 또 과학적으로 입증된 미용의학 관련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을 크게 높인다는 방침이다.

J&J, '알파히드록시산' 기술 보유 업체 인수

존슨앤존슨(J&J)은 지난 4월 치료용 화장품(dermocosmetics)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 네오스트라타(NeoStrata) 인수를 발표했다.

네오스트라타는 글로벌 뷰티업계에서 항노화 기술의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알파히드록시산(Alpha hydroxy acids)을 이용한 기술로 혁신적 치료용 화장품을 제조한 업체로 명성이 높다. 이 회사는 주로 피부과 의사들이 개발하고 임상에서 효능이 입증된 스킨케어 제품들을 개발, 시판했다. 피부 유형과 상관없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려는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로 정평이 나 있다.

▲ 네오스트라타의 '드라이스킨 크림'

J&J는 네오스트라타 인수로 컨슈머 부문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강하면서 치료용 화장품 시장 진출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첨단 스킨케어 브랜드 제품들을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WWD의 ‘글로벌 뷰티 톱100’의 존슨 앤드 존슨(J&J)은 2015년 전년 대비 17.5% 하락한 52억 달러 매출로 9위에 랭크됐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올해 미국 헤어케어 및 퍼스널케어 업체 보그 인터내셔널(Vogue International)을 33억 달러에 인수했다. 보그 인터내셔널은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브랜드 제품들을 주로 뷰티살롱에 공급해 온 업체로 유명하다. 포화 상태인 헤어케어 퍼스널케어 시장에서 참신한 매력과 혁신성을 내세워 인기를 구가하는 브랜드다. ‘글로벌 뷰티 톱 100’에 2015년 매출 4억 달러로 61위였다.

이번 인수를 통해 J&J는 보그 인터내셔널의 OGX 컬렉션 샴푸, 헤어컨디셔너, 헤어트리트먼트, 헤어스타일링, 보디케어 및 바스케어 제품들과 함께 프로그닉스 및 마우이 모이스처 브랜드 헤어케어 라인 제품 등을 확보하게 됐다. J&J는 지난 25년 동안 보그 인터내셔널이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발매한 첨단 제품들을 보유하게 됨에 따라 글로벌 헤어케어 퍼스널케어 시장에서 자사의 존재감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보그 인터내셔널 인수에는 유니레버와 로레알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뛰어들었던 것을 알려졌다.

보톡스로 유명한 앨러간, 건선 특허 성분 확보

글로벌 1위 보톡스 제조사, 앨러간이 미국의 비테 파마슈티컬스(Vitae Pharmaceuticals)를 6.4억 달

러에 인수, 피부의학 사업을 강화했다. 앨러간은 이번 인수로 비테 파마가 건선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제로 개발 중인 물질 ‘VTP-43742’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물질은 1일 1회 경구 투여하는데 인터류킨-17 활동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최근 중등도 및 중증 건선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 2상 시험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앨러간은 VTP-43742 외에도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국소 LXRβ(liver x receptor beta) 선택적 작용제 ‘VTP-38543’도 확보했다. 이것은 손상된 피부조직의 염증을 감소시키고 손상된 피부 외층을 회복시키는 물질이다. 현재 경증 및 중등도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과 내약성 및 효능을 평가하는 임상 2a상 시험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세계 최대 곡물업체인 카길이 화장품 원료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식품회사 네슬레가 치료용 화장품 시장에 뛰어드는 등 이(異)업종 기업들의 화장품 진출은 이미 대세가 되었다. 제약사들도 의료용 기술을 활용한 화장품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화장품 기업들도 피부과학에 기초한 제품을 제작하고 있는 만큼, 코스메슈티컬 시장을 놓고 화장품 업체 대 이업종 기업들의 한판 승부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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