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파트너의 대량 공급요구 부메랑 가능성 높아...중장기적 성장 전략 수립 필요"

“국내 화장품이 중국 화장품시장에 대한 생각과 자세를 변화해야할 시기입니다“

중국 상해에서 10여 년 동안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에이전트나 디스트리뷰터, 그리고 징둥닷컴 등 중국 전자상거래기업에서 한국산 화장품 소싱을 맡아온 J 총경리가 최근 중국 화장품사와 합작을 추진하기 위해 귀국해 본지와 익명을 전제로 한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중국의 화장품 시장은 몇 년 전에 비해 많이 변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가 고가 시장을 저가 시장은 태국과 베트남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자국산이라는 이점을 갖고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 화장품은 사드 전 까지는 중국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사드로 인해 사회적인 정서 등으로 위축됐습니다. 몇 년 만 더 성장이 지속됐더라면 충분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는데 매우 아쉽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기회는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브랜드는 중국을 생각하는 자세를 바꾸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브랜드는 과거처럼 ‘밀어내기 식’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 유통과 판매 계약을 추진할 때 보면 몇 년간 몇 백억 혹은 몇 천 억원의 계약을 하려고 합니다. 물론 이렇게 해야만 주식시장에서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중국의 화장품 시장도 포화상태입니다. 과거처럼 가격만으로 밀어내는 식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최근에도 토니모리가 중국 칭다오와 당초 4,000억원 계약에서 800억원으로 조정된 것이 이를 입증합니다. 판매 계약을 체결했어도 이를 지키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습니다. 무리하게 다른 파트너를 찾으면 또다른 상황이 발생합니다”라고 지적했다.

“더욱 분명한 사실은 국내 브랜드는 특정 제품이 여러 가지 이유로 갑자기 판매가 잘 될 경우 우리와 글로벌 브랜드와의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 브랜드는 중국 유통이 판매량 증가를 요청하면 곧바로 해결합니다. 글로벌 브랜드는 최소한 해당 수량을 공급하는 데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대답합니다. 물론 어느 것이 좋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중장기적인 접근을 필요합니다. 또 즉시 공급은 중국 유통과도 잘 부합돼 한국 제품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시장을 생각해야 합니다. 중국 시장에 많은 제품이 공급되면 가격 질서가 혼란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익이 안 되면 중국 유통들은 곧바로 자세를 전환해 다른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합니다. 현재 국내 일부 브랜드의 매출 감소로 인한 주가 하락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됩니다”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국내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에 많은 매출을 올려야 하는 내부적인 사정이 있겠지만 중국의 파트너와 시장 상황을 충분히 협의하고 이에 따른 시장을 개척하고 마케팅 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해 나가는 방법을 적극 고민해야 합니다”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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