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 등 화장품 용기 쓰레기 많아
플라스틱 해양 쓰레기 매년 1만톤씩 증가
탈염처리가 안된 쓰레기 매립장에 야적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변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행사들이 환경단체와 기업체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해양 쓰레기 문제는 해변 뿐만 아니라 바다위, 바닷 속에도 심각하다. 해변, 바다위, 바다속까지 해양정화를 통해 바다살리기에 나선 해양환경보호단체 ‘바다살리기 네트워크’ 최은원 사무국장을 만났다. 

◆바다살리기 네트워크는? 
‘바다살리기 네트워크’는 우리 바다를 살리기 위해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양환경보호단체들의 네트워크입니다. ‘해양쓰레기’라는 공통의 이슈를 가지고 솔루션을 찾고 활동가와 단체의 안전과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 지난 2021년 12월 발족한 비영리단체입니다. 

주로 해양쓰레기로 인한 해양오염을 알리고 정부, 기업, 시민의 인식을 변화하기 위한 캠페인 및 언론활동을 전개하고 안전한 해양정화활동을 위한 각 지자체와의 협조 및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보험, 안전장비 등 활동가에 대한 지원과 정부의 해양쓰레기 처리 시설확충을 위한 정책제안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떤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나요? 
현재 바다살리기 네트워크에는 고스트다이빙코리아, 디프다제주, 바다키퍼, 사단법인제주바당, 쓰담속초, 쓰줍인, 오션케어, 지구별약수터, 페셰, 프로젝트퀘스천, 플로깅제주, 플로빙코리아, ReDi, 환경운동연합 등 전국에서 해양쓰레기 문제를 알리고 수거 활동을 하고 있는 14개 단체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 중 전국단위 활동단체는 7곳(고스트다이빙코리아, 바다키퍼, 쓰줍인, 페셰, 프로젝트퀘스천, ReDi, 환경운동연합), 제주도에 연고를 둔 단체 6곳(디프다제주, 사단법인 제주바당, 오션케어, 지구별약수터, 플로깅제주, 플로빙코리아), 동해권역 활동단체 1곳(쓰담속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활동 내용은? 
해양폐기물은 발견되는 곳에 따라서 크게 해변, 부유, 침적 등 3가지로 나뉩니다. 저희 단체 또한 해양폐기물의 발견되는 장소에 따라, 해변에서 정화활동을 하는 ‘비치플로깅’, 프리다이빙과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플로빙(PLOCKA UP+DIVING)’ 활동으로 나뉘어 바다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습니다.

저희 바다살리기네트워크에서는 해변 뿐만 아니라 바다위 부유물과 바다 속 침적 쓰레기까지 줍는 활동을 합니다. 그래서 각 단체들이 안전하게 활동하고 서로 협업할 수 있는 방법까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바다에 쓰레기를 안버리고 더 나아가서 함께 줍는 문화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과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본업이 아니라 부케로 활동을 하신다는데?
맞아요. 처음 네트워크를 제안한 것도 제가 운영하는 사회문제발굴 플랫폼 프로젝트퀘스천에서 했는데요. 해양환경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현장에서 활동가들을 만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이 분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들이 대부분 해변정화가 본업이 아니라, ‘부캐(부캐릭터)’라고 봐야 하는데요.

저희 단체들을 보면 프리다이빙이나 서핑, 스쿠버다이빙 등 평소 바다를 사랑하고 해양스포츠를 즐겨하는 분들이 많아요. 아무래도 수년 동안 바다 속을 면밀하게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분들이다보니, 더 바다환경 변화를 체감하시는 것 같아요. 우리에게 쉼이 되고 추억이 되었던 아름다웠던 바다가 점점 변하고 사라지고 있는 부분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프로젝트퀘스천도 본업은 콘텐츠 후원 플랫폼이구요. 그리고 네트워크가 정식 인가를 받은 단체가 아니다 보니 사무국에 정식 직원은 없습니다. 현재에는 제가 사무국장을 맡고, 프로젝트퀘스천 임직원 중에서 이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중 자원을 받아 사무국 간사로 행정일을 맡고 있습니다. 

◆해양 오염 얼마나 심각한가요? 
해마다 해양쓰레기 수거량을 해수부에서 공개하는데요. 수치를 보면 매년 1만 톤씩 수거량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해양폐기물에 대한 인식이 생기고 정화를 활발히 하게 되어서 일 수도 있지만, 줍는 저희가 보기에는 진짜 많이 버려져요. 동아시아 공동체 오션 등의 연구단체와도 이야기를 나눠보면 20년 전과 비교해 바다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양이 확실히 많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해변지역 주민이나 어업에 종사하는 분들도 입을 모아서 쓰레기가 많다고 이야기 하고 있고요. 

최은원 바다살리기 네트워크 사무국장
최은원 바다살리기 네트워크 사무국장

◆해양 쓰레기 처리가 수거 만큼이나 어렵다면서요?
저희 단체들이 해양쓰레기 정화활동을 하기 전에 각 지역정부에 연락하여 한 곳에 모아둔 쓰레기를 수거해달라고 요청을 하는데요. 그 이후 수거된 쓰레기가 어떻게 되는지는 저희도 잘 모릅니다.

제주도 같은 경우는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수거된 쓰레기 중에 스티로폼은 별도로 수거해서 재활용이 되는 걸로 알고 있고 폐어구나 밧줄, 부표를 비롯하여 생활쓰레기들은 탈염처리가 안되다보니 비닐로 싸서 그대로 매립장에 야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다른 곳도 비슷한 형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해양쓰레기는 탈염을 해야 재활용이 가능한데, 우리나라에 탈염시설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로는 일반쓰레기로 그대로 버려지고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화장품, 생활용품 쓰레기도 많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바다에서 발견되는 쓰레기가 정말 천차만별입니다. 주사바늘이나 링거팩 같은 의료폐기물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샴푸나 세제통도 진짜 많이 발견되는 쓰레가 중 하나입니다. 화장품 용기들도 발견되는데, 관광객이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선크림을 담았던 플라스틱 튜브, 화장품 샘플을 담은 사셰형 포장 쓰레기도 자주 목격됩니다. 

◆애로 사항이 있다면?
아무래도 저희가 정식 단체도 아니고, 협의체다 보니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늘 하고 있습니다. 14개 단체가 협업을 하기 위한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활동을 지원을 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그 외 기업이나 단체 협업에 대한 고민도 있습니다.

저희에게 해변정화활동 협업이나 기부 이슈로 연락을 많이 해주시는데,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구나’를 느낍니다. 그러나 저희에게 협업을 하자는 단체가 바다에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 곳인지, 단순히 홍보목적으로만 생각하시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분별하기 쉽지 않네요. 협업 결정은 단체 구성원들과 의결을 통해 결정해나가고 있습니다. 

◆소개하고 싶은 애피소드가 있다면?
이번 여름 시즌을 맞아서 처음으로 네트워크내 5개 단체가 힘을 모아서 ‘동해번쩍 서해번쩍’이라는 플로깅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동해프로젝트를 할 당시 진짜 더웠어요. 위아래로 태양빛이 반사되어 뜨겁지, 쓰레기는 무겁지, 땀은 비오듯 쏟아져서 옷은 축축하지... 뙤양볕에서 2시간 가량 쓰레기를 줍는데 거짓말 안하고 계속 욕이 나오더라고요. 이 살인적인 더위를 경험했는데도 토요일에 참여했던 참가자가 그 다음날에도 신청해서 또 정화활동을 오신거에요. 핫핑크색 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쓰레기를 열심히 줍던 그 자원봉사자의 모습이 정말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활동가로서 지구인들에게 해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바다에 쓰레기가 버려지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서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피해로 돌아온다는 부분이 체감이 안 될 수도 있어요. 다방면으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바다쓰레기와 우리의 건강 사이에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추적해서 많은 사람들이 해양환경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우리가 거대한 수채에 하나 둘 사소하게 버리기 시작한 바다쓰레기가 결국은 거대한 사회문제가 되어서 그것을 해결하는데 막대한 비용을 쓰게 하고 있습니다. 사회가 발전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써야하는 한정되고 소중한 리소스를 이 문제에 쓰고 있다면 너무 손해잖아요. 사실 줍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다에 쓰레기를 안버리는 거에요. 그래야 우리가 영원히 추억하고 싶은 아름다운 바다도 안전할테니까요. 

◆앞으로 계획은?
처음 네트워크가 생겨난 배경이 해양정화를 하는 활동가들의 안전문제였던 만큼, 계속해서 안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고민해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잘 처리되고 있지 않은 해양폐기물의 처리시설 확충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한 목소리를 낼 예정입니다. 

바다살리기네트워크가 오는 9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 7차 국제해양폐기물 컨퍼런스’에 섹션 발표로 참여합니다. 해양폐기물 관련 전세계 활동가와 연구원, 그리고 단체들의 모임 중에 가장 크고 권위있는 행사인 만큼, 컨퍼런스에 참여하여 저희도 해외 단체와 공조할 수 있는 부분을 모색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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