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업체 중국 수출 물량 줄이며 '고전'...새로운 판로 기대

[뷰티경제=김연균 기자]‘LG생활건강 항저우 화장품 공장이 중단됐다’는 가짜뉴스가 생길 정도로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제조, 유통, 판매가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중미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 가서명 소식이 들리면서 화장품 수출 산업이 활기를 띌 전망이다. 특히 중국 수출 물량을 줄이고 있는 지방 중소 화장품 제조 기업에 활력을 북돋우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 시간)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권혁우 산업부 FTA협상총괄과장과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온두라스, 파나마 등 중미 5개국 차석대표 등 각국 정부대표단이 모인 가운데 가서명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중미 5개국과의 FTA 협상 타결 논의 후 4개월 만에 이뤄진 가서명식이었다.

단 과테말라는 협정 발효후 가입절차를 거쳐 협정에 참여하겠다는 공식 의사를 우리나라와 중미측에 전달했다.

한·중미는 이에 따라 상품, 서비스·투자, 정부조달, 지재권, 원산지, 협력 등을 포함하는 높은 수준의 포괄적 협정을 통해 이익의 균형을 이루고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산업부측은 설명했다.

정식서명과 국회 비준 동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중미국가들이 전체 품목수 95% 이상에 대해 즉시 또는 단계적 관세철폐를 약속함으로써 향후 중미 국가에 대한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특히 한국 화장품이 품목에 들어가 사드 문제로 답답했던 중국 수출 의존도를 타 시장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화장품 산업은 보고 있다.

이번 FTA가 발효되면 자동차, 철강, 합성수지 등 주력 수출 품목뿐 아니라 화장품, 의약품, 알로에음료, 섬유, 자동차 부품 등 우리 중소기업 품목들이 개방된다.

한국은 커피, 설탕, 열대과일(바나나, 파인애플 등) 등 중미 5개국 수출품목을 한-콜롬비아·페루 FTA수준으로 개방한다. 다만, 쌀은 협정에서, 고추, 마늘, 양파 등 주요 민감농산물은 양허대상에서 각각 제외된다.

쇠고기(16~19년), 돼지고기(10~16년), 냉동새우(TRQ) 등 일부 품목들은 관세를 장기 철폐한다. 국내 관련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서비스·투자 분야는 네거티브 자유화 방식을 채택해 중미측 서비스 시장을 WTO(세계무역기구)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개방한다. 통신 챕터는 통신 서비스에 대한 비차별적 접근과 공정한 경쟁 여건을 제도적으로 보장키로 합의했다.

투자 분야는 투자자유화 조항과 함께 체계적인 투자자-국가간 소송제도(ISD)를 도입해 기존의 양자간 투자협정(BIT)으로 대체한다.

또 WTO 정부조달협정(GPA) 미가입국인 중미 국가들의 정부조달 시장이 개방되면서 우리 기업들이 에너지, 인프라, 건설 등 분야로의 진출이 가능하게 됐다.

수출입제한 조치 원칙적 금지, 수입허가관련 신규 규정 도입시 30일전 공표 의무화 등 비관세 장벽도 제거된다.

수출자와 생산자가 관계기관을 통하지 않고 직접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 받을 수 있게 되고, 품목 분류, 원산지 인정 등에 대해 사전 심사 신청이 가능해진다.

지식재산권(지재권) 보호 강화 등의 제도적 장치도 발생한다.

이번 소식을 접한 화장품 제조사 협력사 대표는 “계속되는 중국의 과도한 보복 조치로 인해 모기업에서 화장품 생산 물량을 30% 정도 줄이는 등 중국에 대한 수출이 막혀가고 있었다”며 “이번 중미 국가와의 FTA 가서명을 통해 지방 공단 중심의 중소 제조기업에도 활력이 될 수 있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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