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생산으로 점자 표시 어려워..."
LG생활건강, 3월부터 7개 섬유유연제에 적용
라이온코리아, 세탁세제 등 10개 제품 시행
아모레퍼시픽, 지난해 점자태그로 레드닷 어워드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치약 등 국민 다소비 생활가정용품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시가 오는 3월부터 점차적으로 도입된다.  

한국소비자원과 생활가정용품 사업자정례협의체는 지난해 11월 주방세제, 세탁세제 등에 걸어서 쓸 수 있는 제품 식별용 점자 태그(5종 세트 4,183개)를 제작해 전국 시각장애인에게 배부했고, 올해는 한발 더 나아가 제품에 직접 점자를 직접 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참가사는 ㈜LG생활건강과 라이온코리아㈜, 애경산업㈜ 등 3개사다.

유니레버, P&G 등 글로벌 브랜드는 명단에 없었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원의 담당자는 "시각장애인이 생활용품 오사용할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했다. 헨켈, P&G 등 글로벌 브랜드 역시 한국소비자원 사업자정례협의체에 참여해 지난해 11월 점자의 날을 맞아 주방세제, 세탁세제 등 다소비 생활가정용품에 걸어 쓸 수 있도록했다"고 설명했다. 

"점자 태그 5종 세트 4,183개를 제작해 5천 7백만원 상당 생활가정용품과 함께 전국 시각장애인에게 배부했다. 올해도 점자 태그 제작 품목을 확대하는 등 취약계층의 안전한 소비생활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을 지속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는 국내 생산을 하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 생산할때 해당 국가의 언어로 점자를 표시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제품 직접 표기는 참여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의 관계자는 "LG는 4년 전부터 시각장애인협회와 점자스티커 보급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제품에 직접 점자를 표시하는 것이 아닌 시각장애인이 제품을 사용하기 전에 붙여서 사용할 수 있는 스티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제품에 직접 점자태그를 도입하면 유통 중 손상될 수도 있고 크기가 작은 생활용품은 표시가 어렵다. 이번에 7개 섬유유연제 ‘샤프란 아우라’ 등 7개 섬유유연제에 점자 표시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생활용품의 비중이 적은 아모레퍼시픽의 경우에는 지난 2022년 8월에  헤어케어, 바디케어 용품에 걸어 사용하는 ‘점자 태그(Tag)’를 개발해 ‘2022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 브랜드·커뮤니케이션(Brands & Communication Design) 부문본상을 수상했다고 밝혔었다. 이번 소비지원의  발표에는 없다.

한편 소비자원은 ㈜LG생활건강은 현재 ‘도미나크림’ 제품 포장 상단에 ‘제품명(도미나)’을 점자로 표시하고 있으며, 7개 섬유유연제 ‘샤프란 아우라’를 시작으로 3월 이후 출시하는 생활가정용품 전체에 점자 표시를 적용하기로 했다. 애경산업㈜은 최근 제품 포장 뒷면에 ‘품목(치약)’과 ‘제품명(바이컬러)’, ‘용도(미백)’ 등을 점자로 표시한 ‘바이컬러’ 치약 3종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라이온코리아㈜는 가장 많이 생산되는 액체 세탁세제 ‘비트’ 3L 용기형 제품군 10여 종에 점자 표기를 우선적으로 도입했다. 점자의 규격과 적용 가능 부위, 편의성 등을 고려해 제품 사용 시 손이 닿기 쉬운 용기 뚜껑 바로 밑 앞면에 ‘품목(세탁세제)’을, 뒷면에 ‘제품명(비트)’를 점자로 표시했다고 밝혔다.

라이온코리아㈜가 액체 세탁세제 10여개 제품에 점자 표기를 하고 있다.(이미지 출처=한국소비자원)
라이온코리아㈜가 액체 세탁세제 10여개 제품에 점자 표기를 하고 있다.(이미지 출처=한국소비자원)

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협업해 시제품에 대한 점자 표시 가독성 평가를 진행하는 등 시각장애인이 직접 세탁세제의 점자 표시 제작 과정에 참여하게 했다. 올 하반기에는 액체 세탁세제 ‘비트’ 파우치형 제품군과 손세정제 ‘아이! 깨끗해’ 등 다양한 제품군에 순차적으로 점자 표시를 확대 도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원 장덕진 원장은 “점자를 기존 공공장소 중심에서 개인 소비생활 영역으로 확대해 시각장애인도 보편적 소비자기본권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사회적 책임을 선도적으로 실천한 이번 3개 사를 시작으로 산업계 전반에 점자 표시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김영일 회장은 “시각장애인의 알권리 보장을 위한 한국소비자원과 생활가정용품 사업자정례협의체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전하며, “점자는 시각장애인이 정보를 습득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다양한 제품에 점자를 표시하여 시각장애인의 접근성 향상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