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우유 등 동물에게서 파생된 성분 전면 배제... 임산부, 민감성 피부, 윤리적 소비자 중심으로 시장 형성

[뷰티경제= 한승아 기자] 최근 국내에서 유기농 화장품 보다 더 엄격한 친환경을 지향하는 '비건(vegan) 화장품'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비건(vegan)이란 고기는 물론 우유, 달걀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뜻한다. 이들은 실크나 가죽과 같이 동물에게서 파생된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도 사용하지 않는다. 화장품 역시 예외는 아니다. 코치닐(cochineal·연지벌래에서 유래), 케라틴(keratin·동물의 손톱·털·뿔 등에서 파생된 단백질 성분), 우유나 락토오스(lactose·포유동물의 젖에서 유래) 등의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은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비건 화장품에 부착되는 다양한 해외 인증 마크들

비건 화장품은 유기농 화장품과 마찬가지로 특정 기관에 의해 인증되고 있다. 대표적인 인증마크가 영국 비건 협회의 '해바라기 마크'나 동물보호단체 PETA의 '크루얼티 프리 인터네셔널'(Cruelty Free International)'등 이다. 비건 화장품은 현재 미국·호주·영국 등 채식주의자가 많은 유럽 및 서구 국가를 중심으로 스킨케어, 메이크업, 헤어바디 등 다양한 분야로 파생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도 달팽이 점액을 천연마 성분으로 대체한 비건 크림이 등장하는 등, 한국 기업들도 속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추세다.

호주 비건 화장품 묵티(mukti)를 수입유통중인 (주)티인비 김형 과장은 "비건 화장품은 기본적으로 동물성 성분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유기농 화장품 대부분이 비건 화장품에 가깝지만, 비건 화장품은 좀 더 엄격하게 동물성 성분을 완전 배제한다. 예컨대 꿀벌의 집에서 얻는 '비즈왁스'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친환경적 성분이다. 그러나 비건 화장품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 벌이라는 '동물'로부터 나온 성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과장은 "유기농 화장품은 인증 기관에 따라 기준이 되는 유기농 성분 함량이 다르다. (비율이) 적게는 10%부터 많게는 95%까지 이른다. 예를들어 95%는 유기농 인증 성분을 사용하고, 나머지 5%는 유기농 인증 성분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비건 화장품은 그 나머지 5% 까지도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국내 '비건 화장품'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비건 화장품의 제한된 성분 사용으로 인해, 제품의 생산이나 조달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티인비는 생산이 아닌, 수입 화장품 유통회사다. 따라서 정확히 현지 생산 사정이 어떠한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품 수급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었다"고 답했다.

영국 비건 색조 화장품 쥬이 오가닉(zuii organic)을 수입유통중인 제아 H&B 이수영 과장은 "동물성 성분을 섭취하는 정도에 따라 채식주의자가 여러 종류로 나뉘 듯, 비건 화장품도 기준에 따라 등급이 달라진다. 쥬이 오가닉은 동물성 성분과 화학성분을 전면 배제한 오가닉 제품"이라고 말했다.

주된 소비층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색조 제품이다보니 (소비자들이) 발색 등에 더 주안을 둔다. 오가닉 색조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그리 크지는 않은 편"이라며 "그러나 아토피가 심하거나 피부가 민감한 사람들, 직장에 다니고 있어 어쩔 수 없이 화장을 해야하는 임산부들,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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