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숍, "해당 성분 제품이 어느 것이니부터 묻고 있어요"

[뷰티경제=이동우 기자] 유커에게 명동의 인기는 여전했다. 여우비가 내리던 지난 15일, 명동 일대 화장품 매장들은 궂은 날씨에도 쇼핑을 즐기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명동의 로드숍을 찾은 유커들의 관심 키워드는 세 가지다. 달팽이와 골드 그리고 마스크팩. 따라서 로드숍들도 3가지 키워드에 부합되는 다앙한 화장품을 중심으로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 명동 유커의 세 가지 키워드 '달팽이·골드·마스크' <사진=이동우 기자>

명동 관광 상권의 특징은 유커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한 한정 제품이 존재한다는 것. 관광객들 입장에선 브랜드보다 달팽이·골드 등 특정 성분이 들어간 한국산 제품 자체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제품의 구성은 유독 더샘·토니모리·미샤·네이처리퍼블릭 등 주요 로드숍 브랜드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명동 더샘(the SAEM) 매장 중앙에는 골드와 달팽이 성분을 함유한 마스크팩 ‘스네일 에센셜 24k 골드 겔 마스크 시트’가 진열돼 있었다.

▲ 더샘(the SAEM) 골드와 달팽이 성분을 함유한 마스크팩 '스네일 에센셜 24k 골드 겔 마스크 시트'.

매장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유커 등 관광객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찾는다”며 “굳이 광고를 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골드, 달팽이) 성분 확인만 하고 제품을 구매해 간다”고 말했다.

미샤 또한 비슷한 상황이다. 달팽이·마유 성분 등을 골드와 섞은 ‘미샤 4대 24K 순금 스페셜 라인’을  매장에 배치, 유커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관계자는 “순금과 달팽이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중국인들에게 가장 인기”라며 손님 맞이에 분주했다. 

▲ 미샤는 달팽이·마유 성분 등을 골드와 섞은 '미샤 4대 24K 순금 스페셜 라인'을 매장에 배치, 유커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미샤 김홍태 과장은 “관광 상권만을 위한 제품이 존재한다”며 “명동에 골드성분과 달팽이 성분이 접목된 제품들이 그렇다”고 말했다.

토니모리와 네이처리퍼블릭도 매장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위와 비슷한 성분 마스크팩을 진열해 놓고 있었다.

▲ 토니모리와 네이처리퍼블릭도 매장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달팽이 및 골드 성분 마스크팩을 진열해 놓고 있었다.

토니모리는 ‘인텐스 케어 스네일 하이드로 겔 마스크’ 제품을 세트상품으로 묶어 1+1행사를 진행 중이었고, 네이처리퍼블릭도 매장 입구 오른쪽 접근성이 좋은 곳에 달팽이 마스크팩을 진열했다.

기자가 유독 달팽이 마스크 팩 제품이 각 매장마다 많이 보이는 이유를 묻자 두 브랜드 관계자는 "유커들이 해당 성분 제품을 가장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관광객들이 요구하는 최적의 상품으로 매출 증대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를 알린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 네이처리퍼블릭 '달팽이 마스크팩'

하지만 국내 소비자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천편일률적'이라는 부정적 입장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최모(27세)양은 “동네 매장에서 찾는 제품이 없어 명동에 왔는데 이곳에서도 해당제품이 없다”며 “달팽이 마스크팩이 제일 많이 보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구에서 여행 차 올라온 이모(21세)양은 “꼭 중국 같다. 어느 매장에 들어가도 직원들이 한국말이 어눌해 제품 물어보기가 더 어렵다”며 “모든 것이 중국인들 위주로만 움직이는 곳인 것 같다”고 말했다.

몇 번이나 예고 없이 내리던 소나기에 오후 명동 매장은 비를 피해 제품을 구경하는 유커들로 여전히 붐볐다.

▲ 명동 오후 화장품 매장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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