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품 ‘루즈에디션 수플레 벨벳’ 이달 출시 약속 어기고 5월로 연기

[뷰티경제=한상익 기자] ‘부르조아’는 찌질한 화장품 브랜드가 아니다. 없어 보이지 않고 아우라(aura)를 지니고 있는 명품이다.

역사적인 가치 기준에서 보더라도 대단하다. 현재까지 150여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지구상에서 이 정도의 역사를 간직하면서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화장품 브랜드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대한민국 화장품기업들의 협의체인 대한화장품협회는 지난 1945년 11월 ‘조선화장품협회’라는 명칭으로 탄생해 70년을 넘어서고 있다. 부르조아는 대한민국에 화장품이란 단어가 등장하기 80년 전에 태어났다.

지난 150여년 동안 부르조아는 많은 부분에서 화장품 발전을 주도했다. 파우더를 최초로 개발했고 볼터치와 섀도 컬러 등 이름값 하는 제품이 많다. 게다가 실용적이며 저렴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 부르조아 '루즈에디션 수플레 벨벳'

그래서 대한민국에서도 유명하다. 많은 이들이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출시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정도다. 일부 마니아들은 해외에서 새로 나온 제품들을 하나하나 찾아 블로그 등을 통해 소식을 빠르게 전달하고 있다. 홍보 대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봄의 전령사인 ‘루즈’가 관심을 끌었다. ‘루즈에디션 수플레 벨벳’이다. 당초 부르조아는 프랑스 등 유럽에서 현지 판매 이후 곧바로 이달부터 대한민국에서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약속을 지키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러나 예상이 빗나갔다. 지난 17일 "3월 초에 출시하려던 계획이 프랑스 현지 출시와 동시에 품절 사태 등으로 한국 론칭을 연기하게 됐다. 약 2개월 뒤인 5월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덧붙여 "프랑스 현지와 영국에서 입소문이 나는 바람에 제작 물량을 모두 소진하고 물량 사태를 겪고 있다"며 "한국 론칭을 연기하는 대신 빅 이벤트와 알뜰한 할인혜택을 제공 하겠다"고 설명했다.

부르조아의 공식 발표를 한 번 더 생각하면 ‘프랑스와 영국 등에서 빅 히트를 기록해 한국에 보낼 예정이던 제품까지 모두 판매한 것’으로 해석된다. 순식간에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명예와 권위, 약속을 중요하게 여겨온 150여년의 역사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와 관련, 수입 브랜드 분야에서 10여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한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글로벌 브랜드들은 세계 각국에 동시 론칭하기 때문에 생산 때부터 철저하게 수량을 고려하고 있다. 이같이 두 달 정도 지연되는 것은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특히 홍보용을 별도로 빼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운송료가 싼 배를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항공기를 이용하는 추세다. 립스틱은 부피가 작기 때문에 항공 운송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신상품이 도착하지 않는다. 일주일 전에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에는 판매 매장에 진열하기 위해 고생을 많이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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