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진 코트라 연구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세워야"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인도네시아 시장은 인구도 많고 경제성장률도 높아서 진출하면 많은 돈을 한꺼번에 벌 수 있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 제품 인증과 통관 절차가 까다롭고 섬으로 이루어져 물류비용이 많이 들어가 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

▲ 소득 수준 향상과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로 인도네시아 화장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미지 합성=뷰티경제>

16일 '인도네시아 소비시장을 열어라' 보고서를 발간한 한국무역협회 전략시장연구실 유승진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 대해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 연구원은 "레젤 홈쇼핑, MNC Shop 등 TV홈쇼핑 업체와 일레브니아, 큐텐, 예스24닷컴 등 온라인쇼핑몰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기업"이라며 "이런 곳들을 잘 활용하면 인증 문제를 도움받을 수 있는 등 좀 더 수월하게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화장품의 경우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등 고급 브랜드에서부터 에뛰드하우스,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등 중저가 브랜드까지 다양한 기업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으나 시장 점유율은 아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고급 브랜드는 인기가 높은 편이지만 접근성이 쉬운 중저가 브랜드는 완제품 수출에 의존하다 보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수준 향상과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로 인도네시아 화장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화장품 시장은 2010년 이후 연간 15% 이상 성장하며 2015년 22억 달러(한화 2조5,748억8,000만원) 규모이다. 앞으로 5년간 연평균 14.7% 성장해 2020년 44억 달러(한화 5조1,497억6,000만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인도네시아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1,250만 달러(한화 146억3,000만원)로 2009년 이후 46.0%의 연평균 증가율을 기록하며 많이 증가했으나 지난해에는 소폭 감소(-1.1%)했다. 올해 1~4월 누계 수출액은 420만 달러로 전년 동기와 같았다.

인도네시아는 하얀 피부에 대한 동경으로 인해 미백 제품이 인기가 높으며, 최근에는 남성용 화장품 시장도 매년 10% 이상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라마단(금식 기간) 동안 건조해진 피부 보호를 위해 20~30대 젊은 남성들도 수분 마스크팩을 집중해서 구매하고 있다.

무슬림 여성 상당수가 얼굴을 부분적으로 가리는 히잡(Hijab)을 착용하기 때문에 눈 화장을 중요시하고 있다. 실제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한국 여성들은 "한국보다 눈 화장이 짙고 향도 더 강한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는 하루에 다섯 번 기도를 해야 해서 빠르게 마르고 쉽게 지울 수 있는 매니큐어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현지 화장품 업체는 물론 미국, 유럽, 일본 등이 인도네시아 화장품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로레알, 유니레버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와 사리아유(Sariayu), 와다(Wardah) 등 현지 유명 브랜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유 연구원은 "한국 일부 마스크팩의 경우 현지에서 생산이 안되다 보니 국내보다 약 5배 비싼 가격으로 판매돼 젊은 층 공략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한국 화장품은 고급 글로벌 브랜드와 중저가 현지 브랜드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를 벗어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한국 여행 시 한국 화장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대량 구매한 뒤 SNS를 통해 재판매하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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