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화장품 고속성장 반면 에뛰드-더페이스샵 이익률은 갈수록 떨어져

[뷰티경제=한승아 기자] 2015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나란히 연매출 5조원 시대를 열었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LG생활건강 ‘후’.. 럭셔리 화장품이 이끈 그룹 성장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5년 연간 매출 5조 6,612억원을, LG생활건강은 5조 3,285억원을 기록했다. 양사의 이러한 매출 호조에는 럭셔리 화장품의 고성장이 자리 잡고 있다. 해당 사업부문의 해외 매출이 크게 뛰며 그룹 성장을 견인했다.

▲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2014년-2015년 매출 및 영업이익 ⓒ뷰티경제

아모레퍼시픽 2015년 럭셔리 화장품 매출은 1조 9,816억을 기록했다. 전체 그룹 매출의 35% 가량이 럭셔리 화장품에서만 나온 셈이다. 그중 가장 큰 기여를 보인 것은 단연 설화수다. 설화수는 중국 및 아세안 시장을 중심으로 백화점 매장을 확대, 2015년 글로벌 시장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해외 사업 매출 역시 호조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의 2015년 해외사업 매출은 전년대비 44.4% 증가한 1조 2,573억원을, 영업이익은 68.1% 상승한 1,595억원을 달성했다.

아모레퍼시픽에게 ‘설화수’가 있다면, LG생활건강에는 ‘후’가 있다. 중국발 호재를 바탕으로 2015년 LG생활건강 전체 럭셔리 화장품 매출은 전년대비 60% 성장을 이룩했다. 특히 이른바 황후 화장품이라 불리는 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후의 글로벌 시장 매출은 2014년 4,310억원에서 2015년 8,081억으로 무려 88% 가까이 급증했다. 이밖에도 숨, 빌리프 등이 해외 시장의 성과를 바탕으로 각각 76%와 36%씩 매출을 끌어올렸다.

◆약해져 가는 로드숍 '이익체질'... 매출 5조원 돌파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올해 연매출 5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양사 모두 산하 로드숍 브랜드로 인한 나름의 고민을 끌어안고 있기 때문이다.

▲ 2014년·2015년 이니스프리, 에뛰드, 더페이스샵의 매출 및 영업이익 ⓒ뷰티경제

아모레퍼시픽의 고민은 로드숍 에뛰드의 부진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니스프리·에뛰드 두 자매 브랜드의 매출 격차가 커지며 시름 또한 깊어지고 있는 것. 2013년부터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한 격차는 최근 들어 이니스프리가 에뛰드 매출의 두 배를 웃돌 만큼 심화된 상태다. 2015년 매출만 해도 이니스프리는 전년대비 30% 성장한 5,921억원을, 에뛰드는 8% 하락한 2,57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격차는 더욱 심각하다. 2015년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4% 성장한 1,256억을 기록했다. 반면 에뛰드는 이니스프리의 1.9%에 불과한 24억원을 기록했다. 에뛰드가 지난 365일 1년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이니스프리의 일주일 평균 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룹 내 이익 기여도 차이 역시 상당하다. 이니스프리는 2015년 아모레퍼시픽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13.7%를 벌어들였지만, 에뛰드는 고작 0.26%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2014년-2015년 매출 및 영업이익 ⓒ뷰티경제

사실 매출만 놓고 보면 지난 몇 년간 에뛰드에게는 큰 변화가 없다. 2013년 2,805억, 2014년 2,810억에 이어 올해 역시 평년 수준인 2천억대를 유지했다. 벌어들인 돈은 물론, 쓴 돈에도 큰 차이가 없다. 직원 급여, 광고선전비등을 합한 판매관리비는 2014년 1,430억에서 2015년 1,433억으로 고작 3억원이 증가했을 뿐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상황은 다르다. 2014년 108억원에 이르던 영업이익은, 2015년 들어서 78% 가까이 폭락했다. 매출과 비용을 제외한 이익 요소 어딘가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다.

LG생활건강 또한 점차 약화되는 더페이스샵의 영업이익률에 고심하고 있다. 2012년 4,268억, 2013년 4,911억, 2014년 5,329억으로 매출은 계속해서 상승세에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2012년 18.1%, 2013년 17.2%, 2014년 15.1%로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더페이스샵은 2015년 매출 6,291억원, 영업이익 598억원을 기록해 또다시 영업이익률 하락을 기록했다. 이로인해 더페이스샵은 수 년간 지켜오던 업계 1위 자리를 이니스프리에 내줄 위기에 처했다. 더페이스샵은 2015년 매출에 있어서는 이니스프리에 앞섰지만, 영업이익에서는 1,256억원의 이니스프리에게 크게 뒤처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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