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20년간 이어온 인삼·한방화장품 개념 강화
설화수, 북미 시장 공략하면서 한방 개념 탈피

2000년대 중,후반에 한방화장품이 국내 뷰티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우리나라 고유한 문화와 전통이 화장품에 반영되면서 식약처도 한방화장품의 원료 및 개발 촉진과 한방화장품 특화를 위해 2004년과 2005년에 각각 15억원씩 총 3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웠을 정도다. 하지만 이 지원정책은 국회의 예산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폐기됐다.

특히 이때 인삼이 한방화장품원료로 각광을 받았다. 설화수도 인삼의 유효성분을 강조하면서 성장했다. 때문에 각 업체들은 인삼 보다 강력한 마케팅과 효과를 추구하기 위해  인삼 사포닌 성분 중에서 RG2라는 성분을 추출하거나 산삼을 배양해 추출하는 등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발전했다. 
 
국내 웬만한 화장품업체들은 한, 두개정도의 한방화장품을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일부 외국 업체들도 국내 한방화장품을 카피해 출시하면서 학습하고 시장을 탐색했다. 특히 현재 중국 등 해외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설화수나 후도 이때 급격히 성장했다.

그러나 한방화장품에 대한 유행이 지나면서 퇴색됐고 지금은 한방화장품을 노골적으로 표방하는 브랜드가 없다. 뿐만 아니라 인삼의 핵심성분을 더욱 개발하려는 노력이 없었다. 여기다 중국 정부가 자국 시장에서 한방화장품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다며 광고 등 표방을 금지하면서 국내 한방화장품 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인삼과 한방을 강조하면서 성장했던 설화수의 경우에도 중국시장서 한방화장품을 표방하지 않았. 특히 올해 3월에 윤조에센스 6세대를 출시하면서 '독자 성분인 ‘설화수 마스터 콤플렉스TM(SULWHASOO MASTER COMPLEXTM)’가 피부 본연의 능력을 활성화한다. 100% 식물 오일이다. 천연래지수 94.7%다. 제형, 유리 중량을 줄인 용기로 지속가능성을 향상했다. 한국적 미감을 담아냈다. 58년간 쌓은 인삼 과학 노하우가 있다'고 발표해 인삼과 한방을 전면에 부각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인삼 베이스인 LG생활건강의 후는 중국이 한방화장품을 제재하자 황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특히 6월29일 ‘환유고’ 4세대 제품을 출시를 발표하면서 최대 26만 시간의 생명력을 담고 있는 천년 산삼을 전면적으로 홍보했다. '5~9월에만 얻을 수 있는 산삼전초(잎부터 뿌리까지 산삼 전체)를 포함해 동충하초 등 70여 가지 한방 성분이다. 산삼 세포 성분을 중심으로 독자 개발한 ‘임페리얼 유스 콤플렉스™(IMPERIAL YOUTH Complex™)’를 함유했다'며 '핵심 성분인 산삼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귀한 한방 원료로 알려져 있으며, 후는 17년간 산삼의 세분화 연구를 통해 세포 성분을 추출, 제품에 담았다'며 인삼성분과 한방화장품을 강조했다.

설화수의 6세대 에센스는 중국 시장 보다는 미국 등 북미시장 공략용이라고 표방했고 수십년간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켜왔던 설화수라는 한자명도 제거했다. 결국 중국 시장에 판매하는 제품과 북미 시장에 판매하는 제품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소비자들은 어떻게 평가할지 의문이다.

반면 후는 중국 시장이나 북미 시장이라고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기존의 베이스인 인삼 성분을 한층 강화한 산삼과 동중하초 등 한방성분을 강화했다고 밝혀 설화수와는 대조적이다. 앞으로 국내 화장품을 대표했던 이 두 브랜드의 결과가 주목된다.

LG생활건강 후가 4세대 리뉴얼을 통해 인삼과 한방컨셉을 강화했다.
LG생활건강 후가 4세대 리뉴얼을 통해 인삼과 한방컨셉을 강화했다.

한편 중국 뷰티 시장은 지난 몇년간 천연화장품의 성분이 유행하면서 천연성분에 해당하는 한약성분의 화장품을 중국 로컬기업들이 속속 출시하면서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의 화장품도 한약재 성분의 화장품을 출시하면서 우리의 '한방화장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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