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레페리-텐센트가 함께 만든 왕홍 육성 프로젝트…콘텐츠의 수준 높여 독자와의 소통 중요

왕홍마케팅을 통해 활로를 뚫으려는 기업들의 마케팅이 활발하다. 왕홍 및 뷰티 크리에이터들을 통해 제품 시연과 플랫폼 제공, e커머스 등 마케팅 인프라 구축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편집자>

①왕홍 마케팅 불붙다 ②왕홍 마케팅 활용 ③왕홍 마케팅의 인프라  ④약인가 독인가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지난달 29일, 레페리가 진행한 첫 왕홍 육성 프로젝트 '워더메이쫭꾸에이미'가 중국 텐센트의 V.QQ.com에서 생방송됐다. 12만 명이 동시 접속하는 등 5회 동안 총 1,000만 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의 총괄 운영은 중국 기업이 아닌 국내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업체인 레페리 뷰티엔터테인먼트가 맡았다. 후원 브랜드는 이니스프리.

상해·베이징·선전 지역의 지원자 88명을 10일 동안 합숙훈련을 시켜 왕홍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담았다. 국내 뷰티 크리에이터 양성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현지에 맞춘 커리큘럼을 통한 왕홍 육성 프로젝트의 첫 시도였다.

▲ 중국 최초 영상 뷰티 왕홍 육성 프로젝트 '워더메이쫭꾸에이미'의 마지막회가 지난 9월 29일 텐센트 V.QQ.com에서 방송된 가운데 레페리 최인석 대표(왼쪽에서 두번째)와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레페리 뷰티엔터테인먼트>

이니스프리와 레페리의 중국 왕홍 육성 프로젝트

중국의 왕홍들은 아직 사진과 텍스트 위주의 콘텐츠에 익숙하다. 동영상도 출연자 참여 형식이거나 저화질 라이브 방송이어서 고화질 영상과 팬과의 소통 기술이 부족한 편. 특히 왕홍이 가진 특장점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기획, 편집, 가공한 형태의 영상 제작이 필수다. 그리고 팬들을 사로잡는 소통, 커뮤니케이션 화법으로 무장해야 한다.

특히 뷰티 영상은 화장법의 세밀한 동작과 화장품 색상을 자세히 살피고 독자들이 흥미를 지속시키는 콘텐츠를 서비스해야 한다.

이미 레페리는 국내에서 2년 동안 ‘다또아’와 같은 영상 뷰티 크리에이터 200여 명을 교육하고 육성했던 노하우가 있었다.

레페리 최인석 대표는 "잠재력이 발견된 참가자는 우리 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지속적인 매니지먼트를 제공받게 된다"며 "이번에 육성된 왕홍들이 앞으로 중국 뷰티 콘텐츠 업계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주링허우, 바링허우에겐 '왕홍 마케팅'이 안성맞춤

요즘 중국 화장품 업계의 핫이슈는 단연 '왕홍 마케팅'이다. 왕홍(网红)은 온라인상의 유명인사를 뜻하는 '왕루어홍런(网络红人)'의 줄임말로, 한국에서는 뷰티 크리에이터, BJ(Broadcasting Jacky), 파워 블로거 등으로 불린다. 마케팅 전문가도 아니고, 특정 기업 소속도 아닌 이들이 화장품 마케팅에서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이유는 뭘까?

왕홍 마케팅의 배경에는 인터넷 사용 확산과 사람들의 생활패턴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됨에 따라 소셜네트워크 이용자와 온라인 정보 검색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개인 시간이 부족해 효율성과 편리성을 원하는 바링허우와 주링허우에겐 왕홍 마케팅은 안성맞춤이었다.

특히 중국의 20~30대가 왕홍 마케팅에 열광적이다. 유행에 민감하고 새 상품 소비를 즐기는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제공받는 데 이미 익숙하다. 초기에 패션 분야에 집중하던 왕홍들은 뷰티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더 많은 구독자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왕홍 콘텐츠는 단순한 공유를 넘어 제품 매출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

왕홍이 뷰티 분야에서 인기를 얻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바쁜 현대인들에게 최신 뷰티 트렌드를 제공한다. 왕홍들은 정보의 질과 양적인 면에서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을 자랑한다. 특히 자신만의 뷰티 노하우와 생각을 독특한 콘텐츠로 만들어 일주일에 1~3회 제공한다. 화장품 산업의 특성상 뷰티 팁이나 트렌드를 신속하게 전달함으로써 경쟁력을 갖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둘째,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홍수로 광고만 봐서는 어떤 제품을 써야 나에게 맞는지 알 수 없다. 이런 혼란스런 상황의 소비자들에게 신제품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와 사용 느낌을 제공하는 것이 왕홍의 역할이다. 이제 왕홍은 단순히 제품의 사용감뿐만 아니라 실제로 느낄 수 있는 효능, 가성비, 부작용 등 소비자가 꼭 알아야 할 제품의 정보까지 제공한다.

성공적인 왕홍 마케팅을 위한 접근법

중국 콰이메이좡의 리우하오 대표는 2016 국제 미용&화장품 산업 컨퍼런스에서 "왕홍 마케팅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왕홍을 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왕홍을 판단할 때 단순히 구독자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전문성과 콘텐츠의 분야·특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선정해야 한다는 것. 아울러 효율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기업과 왕홍이 공동으로 콘텐츠 제작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11일 한국을 방문한 티몰의 뷰티사업부 후웨이슝(Mike HU) 총경리는 "요즘 중국 소비자들은 화장품을 구매할 때 품질, 효능, 입소문 등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며 "중국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미디어 및 왕홍을 활용한 마케팅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왕홍 육성 프로젝트가 중국 시장에서 거둘 성과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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