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민에게는 ‘강자’ 중국 앞에서는 ‘꿀먹은 벙어리’

[뷰티경제=최형호 기자]  “우리 잘못도 아닌데…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참 난감하네요.”

8일 한국화장품 협회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보복(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으로 인한 ‘한한령(限韓令)’에 대해 묻자 이렇게 푸념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중국이 한국산 화장품이 잘 나가면 보이지 않는 꼼수를 부려 여러 차례 제재를 한 적은 있지만 지금처럼 노골적으로 한 적은 없다”며 “반면 우리 정부는 뒷짐만 진 채 강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어 참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 분위기가 거세지면서 화장품 업계는 말그대로 초상집 분위기다.

중국이 한국산화장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중국으로 수출하려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이번 보복조치로 손발이 묶인 모양새다.

설상가상 정부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에 대해 손조차 못쓰고 꿀먹은 벙어리가 된지 오래다. 정치권은 지금 중국의 태도에 욕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IBK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한국의 경제 피해 규모가 최대 147억6000만 달러(약 17조 원)에 달하며, 그로 인해 GDP 기여도가 1.07%포인트 하락한다는 우려까지 내놨다.

화장품업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정부의 사드 조치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그간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수많은 국내 기업들이 중국의 보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것.

설상가상 사드 배치가 현실화 되면서 보복의 강도는 더 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류열풍의 주역인 한국산화장품이 이번 사드조치로 받고 있는 상처가 너무 큰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중국 앞에선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된 한국정부와 정치권을 답답해하고 있다.

그간 업계는 국내에서 수많은 규제 속에서도 내수 활성화 선두주자로 버텨왔고, 그 와중에 해외시장을 개척해 값진 성과물을 냈는데도 말이다.

그간 정부는 국내 화장품 기업을 상대로 영업시간, 입지 등 일거수일투족을 놓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다.

그런데 자국민을 보호해 줘야 하는 정부가 중국의 유치한 보복 앞에서는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내에서 한국산화장품 열풍이 불었을 때는 창조경제의 선두주자라는 둥 대대적으로 치켜세우더니 중국이 저렇게 유치하게 보복하는데도 강건너 불구경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 참 개탄스럽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걱정만 하고 있어야 할지…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제대로 된 정부였으면 국내 화장품이 랑콤이나 샤넬처럼 명품 브랜드 반열에 진작 올랐을 것이라 푸념한다.

“내새끼한테는 엄하고 강자한테는 비굴한 모습을 보이며 뒷짐만 지고 있는 정부를 보면 기가 찬다”며 “이미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정부의 무능력에 등 돌린지 오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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