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고시원료 지정으로 연구의욕 저하"
"중국 화장품법 시행 후 진입장벽 높아져..."

중국 미백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5년 365억 4000만 위안에서 2022년 16조원(911억 7200만 위안)으로 성장했고 2026년에는 125조원(6,74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백화장품은 2022년 기준으로 년 간 16조원 이상이 거래된다. 산자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화장품의 총 수출액은 12조원정도다. 또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매출은 2조원정도다.

국내 총 수출액 보다 크고, 아모레퍼시픽의 연간 매출 보다 8배 이상 큰 중국 미백화장품 시장에서 K뷰티의 미백화장품은 두각이 없다.

특히 국내 화장품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화장품법에 근거해 체계적으로 미백화장품을 연구했고 많은 제품들이 판매한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지만 대외 경쟁력은 취약하다.

따라서 현재 화장품업계에 근무하고 있는 10여명에게 왜 수십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국내 미백화장품이 중국 등 해외에서 저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를 질문했다. 

이들 중 일부 관계자들은 “국내에 미백화장품이 정착된 후 모든 미백제품은 나이아신아마이드로 일원화됐고 때문에 효능효과에 대한 연구를 등한시 했다. 식약처가 미백화장품에 대한 고시원료와 함량을 지정했기 때문에 새로운 물질을 개발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중국은 화장품법 제정 이후 미백화장품에 대한 규제가 심하다. 현재 중국은 미백화장품에 대한 승인을 매우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관계자들의 주장은 ‘식약처의 미백원료 고시와 중국 규제’ 등 2가지 요인으로 집약된다. 그러나 알부틴이나 나이아신아마이드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원료다. 

다만 식약처는 지정 고시원료 외에 함량을 규정해 획일화됐고 새로운 처방전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연구를 함량을 바꾸면 다른 경쟁 브랜드에서 곧바로 무임승차를 할 수 있다는 풀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화장품은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 국가에 진입할 때는 처방전은 물론 함량까지 자세하기 기록해야해 설득력이 부족하다.

또 중국의 엄격한 규제로 국내 미백화장품이 진출하기 어렵다는 지적의 경우에도 과거 우리 정부가 기능성화장품 제도를 도입할 때 미국이나 유럽 등은 세계에서 유일한 제도라며 반대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 정부가 이를 시행하자 이를 수용했다. 때문에 그들은 시즌에 앞서 최소한 6개월 전에 신제품에 대한 기능성 제품을 신청해 국내 브랜드는 해외 브랜등의 동향을 감지할 수 있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세계에서 유일한 법을 시행한다는 비판을 외국 브랜드에게서 받았지만 국내 화장품이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주었다.

중국의 경우에도 그동안 화장품협회나 식약처를 수시로 방문하면서 한국이 화장품산업을 성장할 수 있었던 제도적 기반을 숙지했고 이를 서서히 도입, 시행하면서 자국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미국도 올해부터 화장품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중국에서 K뷰티만 차별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브랜드도 동일하게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그들은 중국이 놓은 허들을 뛰어넘고 있다.

국내의 수십년의 역사와 실력을 갖춘 미백화장품이 중국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약하다.
국내의 수십년의 역사와 실력을 갖춘 미백화장품이 중국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약하다.

때문에 국내 화장품이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만을 고려한 생각에서 벗어나 국제 시장의 질서와 규칙을 준수해야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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